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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보다 훨씬 더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을 위한 조언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Anxious Parents Are the Ones Who Need Help, By Mathilde Ross

0424 뉴욕타임스 번역
 
*마틸드 로스는 보스턴대학교 의료서비스의 선임 정신과 의사다.
 

이번 달, 미국 전역의 대학교에서 합격자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최근의 추세대로라면 9월 신학기에는 캠퍼스 내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이들이 또 한 번 신기록과 함께 최고조에 달하게 될 것이다.

캠퍼스 안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대학 신입생들을 말하는 게 아니다. 바로 대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 이야기다. 아이들은 대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설명하면 이렇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불쾌한 감정까지 포함해 대부분 정상 범주 안에 있다. 그러나 캠퍼스 내 정신건강 문제가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자, 부모들은 걱정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통계를 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2022년에는 18~25세 청년 가운데 14%가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지나친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자녀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집에 전화를 너무 자주 하는데, 이거 큰일 아닙니까? 아이가 집에 전화를 안 해요,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걸까요! 이런 부모님들이 모두 전화기를 붙들고 대학 상담소에 전화를 걸어온다.

나는 정신과 의사로 16년째 큰 대학 캠퍼스 내 정신건강 클리닉에서 일하고 있다. 다음 신학기에 입학할 신입생들은 대부분 내가 여기서 근무를 시작한 이듬해에 태어난 친구들일 것이다. 언제나 방문을 열어둔 채 크건 작건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학생들을 돕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간 경험을 통해 학생뿐 아니라 불안을 느끼는 학부모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정리한 바가 있다.

학부모로부터 걸려 오는 전화는 대개 이렇게 시작된다. "제 아들/딸이 불안증인 것 같아요." 그러면 나는 대체로 이렇게 답한다. "이런 환경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일입니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큰 변화가 있을 때는 불안감이 커지기 마련이거든요." 예전에는 부모들이 이런 대답에 만족하며 감사 인사를 하곤 했다. 그러고는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 이 또한 지나갈 일이니, 상황을 장기적으로 보자며 격려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큰 문제 없이 대학 생활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대답했다가는 학부모가 내 자격을 의심하고 만다는 인상을 받는다. 일종의 순환논리인데, 임상의가 상황에 따른 불안감이 일반적이며 일시적이라고 안심을 시키면 학부모는 임상의가 뭔가 아주 심각한 정신질환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학부모들은 '불안증에 대한 불안증'을 앓고 있다. 불안증 자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이 증상은 자기실현적인 데다가 '대부분 학생들이 결국은 대학에 잘 적응하는 현실'과 같은 논리적인 근거를 아무리 대도 좀처럼 달래지지 않는다.

불안증에 대한 불안증이 얼마나 심각해졌는가 하면, 일부 학부모는 자녀가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정도다. 부모가 그런 이유로 불안해하면 불안을 느끼지 않는 자녀는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불안증에 대한 불안증에 대한 불안증으로 이어진다. (진짜로 늘 일어나는 일이다. 학부모가 정말이지 선의로, 멀쩡한 자녀에게 정신 상담을 통해 대학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받게 하는 것이다.) 자녀가 괜찮다고 해도, 부모는 아이가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건 아닌지를 걱정한다. 불안증에 대한 불안증이라는 난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치료법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그런 학부모에게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는 있겠다. 내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정말 최대한 친절하게 돌려서 드리는 말씀이다. "정신 좀 차리세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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