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철강보조금 주며 부정행위"…중국 "모든 필요한 조치"

중국산 철강 등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겠다고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 철강 회사들은 중국 정부가 묵직한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그들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2000년 초반에 중국산 철강이 시장에 넘치면서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1만 4천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싸움을 원하지 않으며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릴 것을 고려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한 바 있습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이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전략적이고 표적화한 조치"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임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른바 보편적 관세 부과를 공약한 것과 관련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심각하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그렇게 할 경우 미국 가정은 연간 평균 1천500달러를 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에 대해 "그들은 진짜 문제가 있다. 일하는 사람보다 은퇴자가 더 많다"라면서 "그들은 외국인을 혐오한다. 그래서 아무도 중국에 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US스틸 매각과 관련,"완전한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하며 그렇게 될 것으로 약속한다"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US스틸은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돼 미국이 경제·군사 면에서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한 상징성 있는 제조업체입니다.

조강량 세계 4위 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20조 원)에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미국 내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의 반발과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철강 산업 보호에 나선 것은 11월 대선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에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미국에 보호주의 조치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에 공평 경쟁 원칙을 실질적으로 존중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준수하며, 중국을 겨냥한 무역 보호주의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일관되게 요구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린 대변인은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정당한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린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을 가리켜 "일하는 사람보다 은퇴자가 더 많다"거나 "외국인을 혐오한다"고 언급한 것을 어떻게 보는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 말들은 중국을 이야기한 것인가, 아니면 미국 스스로를 이야기한 것인가"라고 되물었습니다.

한편, 일본제철은 US스틸과 함께 낸 공동성명에서 "양사간 파트너십은 US스틸이 몇세대에 걸쳐 미국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확실히 지속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US스틸은 미국 회사이며 본사는 피츠버그에서 이전하지 않는다. 회사명도 변하지 않고 원료 채굴부터 제품 제조까지 미국에서 이뤄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로 남을 것"이라면서 "인수가 미국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인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거듭 요청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