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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D리포트] '세기의 재판' O.J. 심슨 사망…아내 살인은 미제로

1994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고속도로.

경찰차와 헬기가 흰색 SUV 차량을 추격합니다.

차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살인 혐의를 받고 쫓기는 미국 유명 풋볼스타 오제이 심슨입니다.

[CNN 당시 중계 : 드라마 같은 일이군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일단 지켜보겠습니다.]

미국 프로 풋볼 사상 최고의 러닝백으로 꼽히며 '명예의 전당'까지 올랐던 심슨.

영화배우와 광고모델로도 활동하며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전 부인과 그의 연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10개월간 이어진 재판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세기의 재판'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발견된 심슨의 혈흔, 목격자 진술, 과거 가정폭력 전력 등이 살인 증거로 제시됐지만, 초호화 변호인단은 경찰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조니 코크런/당시 변호인 : 심슨이 변장을 했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증거인 장갑이) 손에 맞지 않습니다. 맞지 않다면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LA 폭동 사태 이후 인종차별 문제에 민감했던 당시 미국 사회 여론은 심슨 사건에서도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심슨은 결국 무죄를 선고받습니다.

[배심원단 : O.J. 심슨의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이후 민사소송에선 심슨의 책임이 인정됐지만 유족에게 줘야 할 3천350만 달러는 거의 지급되지 않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60세이던 2007년엔 무장강도 등의 혐의로 3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9년 복역 끝에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이후엔 SNS를 통해 근황을 알려왔습니다.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는 전 아내 살인 사건에 대해 심슨은 줄곧 결백을 주장했지만, 2007년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가정하에 살인 사건을 자세히 설명하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숱한 논란 속에 파란만장한 삶을 산 심슨이, 현지시간 11일 라스베이거스 자택에서 전립선암 투병 끝에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가족은 심슨이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숨을 거뒀다고 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취재 : 신승이, 영상편집 : 원형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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