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다양하지만, 미디어가 주목하는 몸은 한정적이다. 미디어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따라 이상적인 신체를 선별하고 전시한다. 그 과정에서 몸은 보기 좋은 '몸매'의 의미로 축소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 100>이 호평받은 것은, 이처럼 기존의 미디어가 왜곡시킨 몸에 대해 다양하고 진지한 접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성별, 나이, 체급, 인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가장 완벽한 몸을 찾아가는 이 피지컬 서바이벌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선 사회적 화두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월드 차트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재미와 더불어 의미를 잡은 덕이 크다.
'소포모어 징크스' 우려 떨쳐낼 수 있었던 건…
실제로 시즌2의 지하 광산은 거친 폐쇄성이 두드러지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참가자들의 사투는 세계와 존재의 한계에 맞선 투쟁처럼 그려진다. 이는 프리 퀘스트인 '무동력 트레드밀 달리기'에서부터 잘 드러난다. 제한 시간 안에 가장 많이 달린 참가자가 퀘스트 우승자가 되는 게임이다. 100개의 트레드밀을 한 곳에 옮겨놓은 퀘스트 공간은 시선을 압도하는 규모를 자랑하지만, 막상 참가자들은 각자의 트레드밀 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달릴수록 이동 거리의 수치는 늘어나는데 실제 움직인 범위는 제자리인 퀘스트의 아이러니는 <피지컬 100> 시즌2의 세계관과 주제를 압축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체력, 스피드, 지구력 등 단순히 신체의 능력을 평가하는 서바이벌의 성격을 넘어, 첫 회의 부제와 같이 세계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질주'하는 인간들의 감동적인 서사가 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