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제2 나발니 나오나…"러 옥중 투쟁 카라-무르자 위중"

제2 나발니 나오나…"러 옥중 투쟁 카라-무르자 위중"
▲ 영상으로 중계된 법원 심리에 등장한 카라-무르자의 모습

반역죄 등으로 2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러시아 반정부 인사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가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처럼 감옥에서 숨질 수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측근이자 언론인인 카라-무르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지난해 4월 25년 형을 받고 모스크바에서 4천300여㎞ 떨어진 시베리아 교도소로 보내졌습니다.

그는 지난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나 중독으로 쓰러져 신경계가 크게 손상됐는데, 당시 의사들은 적절한 치료가 없으면 2년 안에 사망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발이 심하게 부어 신발을 못 신기도 했고, 나발니가 옥중에서 의문사한 2월 무렵에는 팔다리 감각을 잃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교도소 신경과 전문의가 한 검사에서 남편의 신경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카라-무르자는 지난 2015년 넴초프가 모스크바 시내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석 달이 지난 시점에 미확인 독극물에 중독돼 쓰러졌습니다.

그는 다발성 장기부전을 겪으며 혼수상태로 몇 주간을 버틴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가 2017년 2월 또다시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카라-무르자는 치료를 받으러 해외로 나갔다가 지난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운동을 벌이기 위해 모스크바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당시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살인자들의 정권'이라고 맹비난한 직후 체포됐습니다.

푸틴의 '최대 정적' 나발니가 2020년 중독으로 쓰러진 후 독일에서 치료받다가 체포가 될 것을 알면서도 러시아로 돌아온 것과 비슷한 행보였습니다.

나발니는 지난 2월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 교도소에서 의문사했습니다.

반체제 인사 집안에서 태어난 카라-무르자는 1990년대 어머니와 함께 영국으로 이주,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하고 영국 시민권을 받았으며 언론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지난 2003년 러시아로 돌아와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나발니가 푸틴을 직접 겨냥한 반대운동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면 카라-무르자는 영국과 미국에 살면서 반정부 단체를 연결하고 러시아 정권을 제재할 수 있는 국제관계 구축에 전념했습니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와 '죄수 교환' 협상을 통해 영국-러시아 이중 시민권자이자 미국 거주자인 그를 구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카라-무르자는 지난달 WSJ에 보낸 편지에서 "푸틴 정권은 살아있고, 우리 사회에 심어놓은 공포를 먹고 있다"며 "하지만 협박과 마찬가지로 공포는 사람들이 굴복하기로 선택할 때만 효과적이고 우리는 굴복하지 않기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