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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나도 민둥산…산불 악몽 여전한 강릉 이재민들

<앵커>

4월 5일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나무 한 그루 심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봄철 산불을 예방하는 겁니다. 지난해 이맘때도 강릉 경포호 주변에 큰 산불이 나면서 오래된 소나무들이 많이 타버리기도 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모습은 어떨지 조재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4월 11일, 산불은 초속 20~30m의 강풍을 타고 경포호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습니다.

거대한 불길이 소나무 숲과 마을을 집어삼키면서 축구장 169개 면적과 주택 120여 채를 불태웠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산불 피해 지역은 불탄 나무를 모두 베어내 민둥산처럼 변했습니다.

복구 대상 산림 가운데 절반 정도에 어린나무를 심었지만 예산문제로 나머지는 1년 뒤에나 심을 수 있습니다.

불에 탄 주택과 건물이 철거된 곳에서는 새집 짓기가 한창이지만, 지금까지 완공된 주택은 10% 남짓.

이재민 510여 명 가운데 200여 명은 지금도 조립식 임시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정부지원금과 국민 성금이 있지만 건축비의 절반 이상을 자부담해야 하는 건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봉길/산불 이재민 : 집을 지어야 하는데 이런 현상이 나니 돈 걱정(이 됩니다.)]

산불은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지만 한전의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제용/강릉시 산림과장 : 규정을 보면 특고압선 1.5m이내의 장애물은 제거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만 본 산불 건은 특고압선과 8m 이격돼 있어 한전의 과실을 묻기는 어려운 점이….]

이재민들은 한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

[최양훈/산불비상대책위원장 : 한 250여 가구 중에서 한 35가구 정도가 참여했고요. 추후로 또 2차로 참여를 희망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2차, 3차….]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진 시간은 8시간 남짓 그러나 이재민들의 고통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응석/산불 이재민 : 땅을 팔아서라도 갚아 빚은 갚고 자식한테 빚을 물려주지 말아야지….]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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