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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카드는 실패? 역전에 재역전 이어졌던 여야 지지율 [스프]

[폴리스코어] 당신이 꼭 알아야 할 여론조사의 핵심 3가지

배여운 폴리스코어 썸네일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

지난 4일부터 본 투표일인 10일 투표 종료 시각까지는 이른바 '블랙아웃'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입니다. 이 기간에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 완료 전까지는 공표할 수 없습니다. 즉, 여러분이 현재 접하고 있는 최신 여론조사는 3일 밤 12시 이전에 조사된 결과일 겁니다.

수많은 여론조사가 총선 기간에 쏟아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의 해석은 다양했습니다. 또, 조사 방법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여론은 알 수 없는 걸까요? 사실 여론의 참된 값을 추론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흔히들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한 가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확신하는 겁니다.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만 들여다보는 건 여론을 대하는 편향된 시각을 가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만약 참된 여론에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면 수많은 여론조사를 분석한 추정값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론조사를 전수 수집해 여론조사 기관의 정치적 편향(house effect)을 제거할 수 있다면 그나마 추정값을 최대한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마부작침은 여론조사에서 정당 및 비례정당 지지율, 국정 지지율 등 여론의 참값을 추정해 <폴리스코어>에서 매일 공개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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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2023년 9월 이후 지난 3일까지의 여론조사 360개를 전수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22대 총선의 흥미로운 변곡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분석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4일 이전의 여론조사를 활용했음을 알립니다.
 
<분석 방법론>
-조사 일시 : 2023년 9월 1일 - 2024년 4월 3일
-분석 대상 : 22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360개 (전국 단위 및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 포함)
-분석 방법 : 베이지안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 SSM)
 

두 번의 '역전'과 '재역전'…결국 웃는 건 민주당?

배여운 폴리스코어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를 종합해 봤을 때 눈여겨볼 지점은 두 번의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입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항상 국민의힘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습니다. 물론 두 정당이 오차 범위 안으로 들어온 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늘 민주당이 우위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초, 민주당은 오랫동안 지켜온 1위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뺏기며 첫 번째 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2년 전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내준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번 총선은 정말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런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건 정말 치명타였죠.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민주당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총선 국면이 시작된 연초부터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속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된 하락세는 한 달가량 계속 지속됐고, 국민의힘은 1월 25일에 지지율 33.7%란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맙니다.

국민의힘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는 선명했습니다. 당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공천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직)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보수 지지층들의 피로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당정 갈등과 분열의 모습들이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죠.

뜻밖의 반전은 여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모양새를 보이자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전보다 더 높게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의 상승세가 더 켰기 때문에 둘의 간극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 흐름은 결국 <폴리스코어> 기준으로 2월 6일에 첫 번째 골든 크로스를 만들어내며 국민의힘은 총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합니다.

판세가 뒤집어진 이유가 뭘까요? 민주당 내부 상황이 역전의 빌미를 주고 말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민주당은 예비후보자 면접 심사와 관련해 비명과 친명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보이자 지지율은 약 2주가량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여론은 추세가 중요합니다. 흔히 '분위기를 탔다'라고 말하죠. 한번 뺏긴 흐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러 논란 끝에 좋은 흐름을 빼앗긴 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그사이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고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는 등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습니다. 3월 중순까지 내부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승리에 가까운 넉넉한 의석 수를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월 21일에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고 맙니다. 말 그대로 '역전에 재역전'입니다. 그 원인은 총선 밖에 있었습니다.
 

민주당 재역전 이유는 정권 심판론 작용?

배여운 폴리스코어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건 정부발 이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월 초부터 군불을 지핀 의대 입학 정원 논란은 결국 3월 말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강대강으로 맞붙은 형국을 보여주자 국민들의 불편과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사실 정부가 쏘아 올린 의대 정원 이슈는 2월까지만 해도 정부여당에 호재로 작용됐습니다. 정권 이후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대통령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차이가 의대 정원 카드를 꺼낸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거든요.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의대 정원 논란을 끝내 매듭짓지 못하자 여론은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2천 명의 의대 증원 인원을 각 대학에 몇 명씩 배정할지를 3월 20일에 발표하자 민심은 차갑게 식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부정 평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며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것도 3월 21일입니다. 총선을 불과 3주를 남겨놓고 민주당은 재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국정 안정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채 표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회초리를 들지가 승부처인데,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추이가 판세의 핵심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앞서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3월 말부터 현재까지 흐름만 본다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습니다.

부정 평가의 오름세는 정당 지지율과 연동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뒤바뀐 추세는 결국 민주당에게 재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반면 국정 지지율에서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이를 나타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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