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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 우려…이란, '영사관 폭격' 이스라엘에 보복 공언

중동 확전 우려…이란, '영사관 폭격' 이스라엘에 보복 공언
▲ 성조기 불태우는 이란 시위대

이란과 헤즈볼라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주재하는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동 지역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에 공격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이 있다며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국 영사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 등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공습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의 통로 역할을 맡고 있는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의 미국 이익대표부 직원을 초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위스 대사관 관계자를 통해 "이스라엘 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미국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앞서 전날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장관과 한 전화 통화에서 다마스쿠스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한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며 "모든 국제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번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이란은 영사관 폭격에 대응할 권리를 갖고 있다. 침략자에 대한 대응과 처벌의 방식은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된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서 활동하는 응급 구조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 공습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시리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 낮 12시 17분쯤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을 미사일로 타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를 비롯해 여러 명이 숨졌습니다.

인명피해 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현지 언론들은 외교관 등 5∼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사망자 가운데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폭격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전쟁 목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더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 간과 교전하고 있는데, 양측 모두 확전은 피하기 위해 그동안 암묵적인 한계를 두고 공습을 주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이 접경지역 저강도 교전을 넘어 최근 레바논과 시리아 깊숙한 지역까지 타격한 데 이어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까지 폭격하면서 보다 광범위한 적대행위가 일어날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스라엘이 이번 영사관 공습으로 지역 내 이란의 '그림자 네트워크'를 겨냥해 더 공격적인 행동에 나섰다면서,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이란이 오랫동안 중동 전역에서 암암리에 벌여온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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