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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 같았던 '몰디브 쇼크', '마르세유 참사'…축구 대표팀 감독 수난사 [스프]

[별별스포츠+] 차범근 수모에 운 없던 허정무, 두 번 쇼크에 무너진 쿠엘류까지

권종오 별별스포츠+ 썸네일
축구는 '글로벌 스포츠'로 할 만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즐기는 종목입니다. 이 덕분에 4년마다 개최되는 FIFA 월드컵의 인기와 수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도 축구는 야구와 더불어 양대 스포츠입니다. 국내에 수많은 축구팀이 있지만 역시 우리 국민의 이목은 남자 축구 대표팀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관심이 남다릅니다. 거의 대부분 축구인들이 원하는 자리이지만 성적에 따라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어찌 보면 가장 힘들고 위험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가 끝난 뒤 전격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태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첫 전임 사령탑은 김호 감독

한국 축구 역사는 100년이 훨씬 넘지만 전임 감독제가 실시된 것은 1992년부터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별도의 임기가 없었습니다. 성적이 부진할 경우 몇 달 만에 바로 해임하면 그만이었고 반대로 잘 하면 계속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해진 임기가 없었기 때문에 대표팀 감독은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기가 힘들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대한축구협회는 1992년 7월 최초로 전임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습니다. 그 첫 주인공은 김호 감독이었습니다. 김호 감독은 1960년대 김정남 감독(1986년 멕시코 월드컵 사령탑)과 함께 한국 중앙 수비를 이끌었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었습니다. 김호 감독의 계약 기간은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2년. 당시 계약금 2,000만 원에 연봉 3,600만 원, 매월 활동비로 200만 원을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김호 전 감독
김호 감독이 이끄는 우리 남자 축구 대표팀은 199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도하의 기적'을 연출하며 극적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본선에서는 2무 1패로 아깝게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성적이었고, 경기 내용도 좋았습니다. 1차전에서 강호 스페인과 2대 2 무승부, 2차전에서 볼리비아와 0대 0 무승부, 3차전에서 클린스만이 2골을 넣은 독일에 3대 2 패배를 기록했는데 김호 감독은 미국 월드컵 직후 계약 기간 2년을 채우고 물러났습니다.
 

'이란 참사'로 물러난 박종환 감독

'승부사', '호랑이'로 불렸던 박종환 감독은 1983년 멕시코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끌며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집권자는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렸던 전두환 씨. 전두환 정권은 선수단이 귀국하는 날 시내 도로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치며 박종환 감독과 선수들을 국민적 영웅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전까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종환 감독은 이후 A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그의 '스파르타식' 지도 방법은 성인 대표들에게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일부 선수들의 '태릉선수촌 무단이탈 사건'에 이어 1995년 국제 대회 기간에는 이른바 '고참 선수 음주설'까지 나돌았습니다.

그의 마지막 무대는 1996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12월 16일 밤 9시 45분부터 이란과의 8강전이 전국에 생중계됐는데 우리 팀은 6대 2로 대패하는 참사를 겪었습니다. 이란의 간판 골잡이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이나 허용했던 치욕적인 경기였습니다. 대한축구협회에는 수천 통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고 필자가 당직 근무를 하던 그날 방송사에도 박 감독과 우리 대표팀을 비난하던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한국 축구 최악의 참사 중에 하나로 꼽힌 이 경기가 박종환 감독에게는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됐고, 이 대회를 끝으로 감독직에서 사임했습니다. 그는 타계할 때까지 본인이 그토록 원했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끝내 밟지 못했습니다.
 

'레전드' 차범근, 초유의 현장 경질 수모

축구인 차범근 씨는 손흥민 선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축구 최고 스타였습니다. 1997년 1월 지휘봉을 이어받은 그는 프랑스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그 유명한 '도쿄대첩' 등 승승장구하며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역시 차범근'이란 찬사를 받으며 월드컵 본선 첫 승리와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리 대표팀은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멕시코에 3대 1로 역전패했는데 블랑코가 양발에 공을 끼우고 점프하는 기술로 우리 수비수들을 농락했습니다. 일명 '개구리 점프'였습니다. 그리고 2차전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네덜란드에 무려 5대 0 대패. 이른바 '마르세유의 참사'이었습니다. 국내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론이 워낙 좋지 않자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도중에 차범근 감독을 현지에서 전격 경질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습니다.

차범근 전 감독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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