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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여도 좋아요" 흔들리는 유권자들

<앵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서, 사진이나 영상을 교묘하게 조작한 뒤에 그걸 퍼뜨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피해가 심각해지자,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이런 가짜 영상이나 사진들을 찾아내고 검증하는 전문 단체까지 등장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박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조지아주 롬에서 열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현장.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리턴 매치가 확정됐습니다.

대선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세 현장은 지지자들의 열기로 가득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최근 확산 중인 사진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흑인 여성, 청년들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입니다.

트럼프와 흑인 여성·청년들, 딥페이크 사진

[드류 나이다/트럼프 지지자 : 모든 이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올랜도 맥다니엘/트럼프 지지자 : 트럼프에게서 한 번도 인종차별을 보지 못했어요. 정말 멋진 사진이네요.]

하지만 이 사진은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입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가짜라는 걸 알고 나서도 자신들은 그렇게 믿는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클레어 와들/브라운대 정보미래연구소장 : 사람들이 지나치게 특정 진영 안에 있으면 사실에 대해선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믿음을 강화시켜 주는 걸 믿고 싶어 하죠.]

80대 고령의 바이든이 치매 책을 보는 딥페이크 영상, 트럼프가 경찰을 피해 도주하다 체포돼 법정에 서는 딥페이크 사진.

바이든이 치매 책을 보는 딥페이크 영상
딥페이크로 만든 가짜 트럼프 체포 사진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가짜라고 의심해 볼만 한데, 자신의 신념과 들어맞으면 검증의 날이 무뎌지는 겁니다.

[마이클/바이든 지지자 : 약간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결과를 보는 게 약간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AI로 만든 이런 허위 정보가 선거 결과에까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정치 관련 딥페이크 영상이나 사진을 집중적으로 탐지하는 비영리 전문 단체까지 생겼습니다.

미국 AI 연구의 선구자로 꼽히는 오렌 에치오니 박사가 이끌고, 한국인 전문가가 탐지 기술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오렌 에치오니/트루미디어 창립자 : 선거는 종종 아슬아슬합니다. AI가 결과를 뒤집을 수 있고, 한쪽은 딥페이크 때문에 승리할 수도 있죠. 아주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김아영 /트루미디어 탐지 기술 총괄 : 9개 (탐지) 모델이 영상에 적용되고 있고요, 하루에 1천 개 정도 (딥페이크 의심) 영상들을 작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유명인은 정교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기가 더 수월하다고 합니다.

[김아영/트루미디어 탐지 기술 총괄 : 많은 선행 연구가 되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입 모양이나. 정치 색도 확실하잖아요. 오바마 같은 경우에 안 할 말들이 있고, 트럼프가 자주 하는 말이 있고 그러니까.]

하지만 탐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딥페이크 가짜 정보의 생성 속도를 따라잡긴 역부족이라는 평가입니다.

[오렌 에치오니/트루미디어 창립자 : (정보를 접할 때) 한 걸음 물러서서 심호흡을 하고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이게 선의의 출처에서 온 걸까?' '이게 진짜일까?'라고 말이에요.]

(촬영편집 : 김흥기, 영상취재 : 양지훈, 디자인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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