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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자극적인 마라맛' 대신 '따뜻한 집밥', 착한 판타지의 귀환

[취향저격] <이재, 곧 죽습니다> vs. <반짝이는 워터멜론> 속 가족의 힘 (글 : 장은진 대중문화평론가)

OTT 콘텐츠 시장에 피 튀기는 복수극과 육체전환 회. 빙. 환(회귀, 빙의, 환생) 시리즈 등 고자극 판타지가 쏟아지던 어느 날... 한입 들이키면 화들짝 놀랄 캡사이신 맛이 느껴지는 맵고 얼얼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워터멜론>과 <이재, 곧 죽습니다>.

두 드라마는 뭔가 뒷맛이 다르게 느껴졌다. 굵고 짧은 강렬한 이야기 전개가 대세인 시장에서 1, 2화만으로 눈길을 끌면서 화제성을 얻어야 하니 첫째는 스타 캐스팅에 기대고 둘째는 사이다 전개를 해야만 간택을 받는 상황인 OTT 드라마에서 철 지난 소재인 복고와 환생이라니... 이거 유행을 역행하는 소재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내 판타지, 소통, 구원이라는 공통 서사를 발견하고 빠져들었다.

OTT 소개
먼저 <이재, 곧 죽습니다>. 웹툰 원작답게 초반 속도감이 엄청나서 몰입감이 뛰어나다. 신과 인간의 경계에 있는 죽음이란 중간자적 존재는 자신을 우습게 안 대가로 주인공에게 열두 번의 죽음을 통해 그가 잊고 있던 것을 깨닫게 한다. 영화 <신과 함께>가 천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원작의 힘도 있지만 영화라는 매체로 재매개되면서 인간사의 보편성인 효와 정의 스토리라인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재가 다른 인생으로 환생하다가 마지막에 자식을 잃은 엄마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받게 되는 고통은 형벌에 가깝지만 결국 그는 그 환생을 마지막으로 가장 되돌리고 싶었던 순간으로 돌아가, 죽음이 아닌 엄마의 전화를 받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OTT 소개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관계와 소통에 관한 판타지 드라마다. 청각 장애인 가정에서 태어난 비장애 아이를 가리키는 말인 코다(CODA) 주인공을 통해 소리, 음악, 학창시절 소년 밴드와 청춘, 성장과 진화를 판타지라는 장르 안에서 녹여낸다. 과거 타임슬립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로 간 은결이 과거사에 적극 개입하면서 자신과 부모의 미래를 바꾸게 된다는 점인데, 청각을 잃게 되는 아빠의 사고는 막을 수 없었지만 은결의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해피엔딩을 만든다. 과거 타임슬립 드라마들이 보여준 비극적 결말 대신 따뜻한 카타르시스와 행복감을 선사한다. 두 드라마 속 주인공을 지켜주는 건 결국 엄마와 할아버지라는 가족의 힘이다.

복수의 칼날을 거둔 대신 착하고 따뜻해진 판타지는 결국 이솝 우화에 나오는 나그네 이야기처럼 바람과 태풍 대신 햇살의 입김으로 외투를 벗게 만드는 데 성공하고 시청자들에게도 판타지라는 마법의 순기능을 선물한다. 판타지의 기능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판타지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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