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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된 '강북을 목장의 혈투'…박용진·조상호·한민수 물밑 격돌

어젯(14일)밤 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로 공천장의 주인이 사라진 서울 강북을 지역구를 놓고 민주당 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을 지역구는 지난 총선 민주당이 64.45%로 서울에서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만큼 재공천 과정의 경쟁도 뜨거운 상황인데, 경선에서 패했던 현역 박용진 의원과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호 변호사·한민수 대변인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용진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김부겸 측 우회 지원 업고 총력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경선에서 정봉주 후보를 권리당원에서 51.79% 대 48.21%, 안심번호 응답자에서 51.62% 대 48.38%로 앞섰지만 현역의원 하위평가로 30% 감산 페널티를 적용받아 패했던 박용진 의원은 재심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밤 민주당 재심위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의원은 재심도 경선 절차의 일부인만큼,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입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경선 절차가 끝났으나 다른 인물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겁니다.

박 의원은 오늘 오전 SNS에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의 '제3의 인물로 전략공천이 원칙' 입장과 박성준 대변인의 '절차에 문제없었고, 경선 절차가 끝났다'는 입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차점자 교체가 원칙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번 총선 민주당 서울 서대문갑 경선절차에서 성치훈 후보자 자격이 박탈된 뒤 차점자인 김동아 변호사가 부활한 사례, 서울 양천갑 경선 도중 이나영 후보가 자격을 상실하자 기존 경선 후보인 황희 의원에게 공천장이 돌아간 사례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현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전 총리 측도 "과거의 공천 내홍을 극복하고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박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입장인 걸로 파악됐습니다.

'친명횡재·비명횡사'로 요약되는 민주당 공천 갈등 프레임을 깨고 선거 막판 중도층을 끌어모으기 위해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인 박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재명 '구속 기각' 조상호·함께 뛴 한민수 전략 경선 채비

조상호 변호사-한민수 대변인

하지만 이 대표 측근들과 지도부 대다수는 박 의원 공천에 부정적인 기류입니다.

이 대표 핵심 측근은 SBS에 "경선 과정에 명백한 문제가 있는 걸로 확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점자가 승계받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도 SBS에 "어제 당에서 재추천 절차를 거치겠다고 공지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전략 공천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전략공천 절차를 밟게 될 경우에는 대표적인 원외 친명 인사인 조상호 변호사와 한민수 대변인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았던 조상호 변호사는 현재 '대장동 사건'을 비롯한 민주당 관련 사건 변호를 다수 맡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핵심 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 사건이 대표적이고,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도 직접 법정에 들어가 변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조 변호사는 지난 6일 서울 금천 지역구 경선에서 현역 최기상 의원에게 패했지만, 당 법률위 활동과 변론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라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2021년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 공보수석을 맡으면서부터 친명 핵심으로 활동해 온 한민수 대변인의 전략공천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대선 캠프와 이재명 대표 지도체제에서 모두 '입' 역할을 했던 한 대변인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에게 제기돼 온 의혹들을 반박하는데 앞장서왔고, 이 대표의 현장 일정을 대부분 동행하며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총선 여러 지역구 출마가 검토됐지만 아직 후보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오늘밤 재심위, 금명간 열릴 전략공관위에서 판가름 날듯

발언하는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 (오른쪽)

강북을 지역구 민주당 공천장의 향배는 우선 오늘밤 열릴 민주당 재심위에서 1차적으로 결정될 전망입니다.

재심위가 박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차점자인 박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는 논리에 힘이 실리게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인물을 전략공천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당 차원의 전략적 판단도 변수입니다.

박 의원 공천을 통해 '비명횡사' 비판을 돌파하는 계기로 삼을지, 열성 당원들과 이 대표 핵심 지지층이 선호하는 원외 친명 핵심 인사들에게 국회 진출 기회를 줄지 결정해야 합니다.

전략 공천을 할 경우 전략 경선을 할지, 단독 공천을 할지를 놓고도 격론이 예상됩니다.

민주당 전략공관위 관계자는 SBS에 "이르면 오늘밤 회의를 열고 인물별로 어떤 전략적 득실이 있는지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며 "시간을 길게 끌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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