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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소방영웅 김기범' 기억되길"…아들 기리며 평생 모은 5억 기부한 아버지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사진=대구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

"한평생 아들을 그리워하며 살았습니다.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던 아들의 이름으로 장학금이 마련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26년 전 소방관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평생 모은 5억 원을 아들의 이름으로 기부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소방청은 12일 오전 대구 강북소방서에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기탁식'을 개최했습니다. 

고(故) 김기범 소방교는 1998년 10월 1일 폭우가 쏟아지던 날 대구 금호강에서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함께 출동했던 고 김현철 소방교, 고 이국희 소방위와 순직했습니다.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은 1998년 순직한 김 소방교의 아버지 김경수(83)씨가 소방청장에 보낸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됐습니다.
 
김경수 씨는 편지를 통해 "한평생 검소하게 살면서 5억 원을 모았다"며 "아들의 이름으로 국가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의 뜻에 따라 소방청은 5억 원으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순직 소방공무원 자녀와 군위군대한전몰군경유족회 후손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날 기탁식 행사에는 대한전몰군경유족회 군위군지회 회장 및 회원과 김 소방교와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 그와 함께 출동했던 고 이국희 소방위의 아들 이기웅 소방령이 참석했습니다. 
 
김경수 씨는 "아들이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한평생을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는데, 이렇게 아들 이름의 장학금이 마련돼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대구소방본부는 김경수 씨의 훌륭한 뜻에 대한 보답으로 그를 대구소방본부 명예소방관으로 위촉했습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아픔에서 그치지 않고, 같은 아픔을 겪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자녀들이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 내어 주신 아버님의 숭고한 뜻에 감사드린다"며 "김기범 소방교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조직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소방영웅?김기범?장학기금 기탁식에서 김경수 씨(오른쪽)와 정남구 대구소방본부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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