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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건국전쟁 관람한 이원석 검찰총장…"역사 가까이 해야"

[취재파일] 건국전쟁 관람한 이원석 검찰총장…"역사 가까이 해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휴일에 홀로 영화관을 찾아가 영화를 봤다고 한다. 이 총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기도 했다.

영화 <건국전쟁>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광복 이후 이 전 대통령 취임 뒤 6.25 전쟁과 4.19혁명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매개로 이 전 대통령의 삶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는 27일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해 흥행에 성공했다. 과거 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주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을 다뤘다면 <건국전쟁>은 사실상 처음으로 보수 진영 대통령을 소재로 삼았고 또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문화 현상으로 조명되기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변에 <건국전쟁>을 홀로 관람했다는 사실 외에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평소에도 영화를 즐겨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총장의 영화 <건국전쟁> 관람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신군부의 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했던 이력 때문이다.

건국전쟁

이 총장은 당시 대검 참모들과 영화 <서울의 봄>을 본 뒤 검찰 내부망에 "'하늘의 그물은 크고도 넓어서 성긴 듯하지만,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는 글을 올리면서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국민 모두의 희생과 노력으로 어렵게 이룩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법치주의를 지키는 검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장이 사법연수원생 시절 서울지법에서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공판을 직접 방청하고 글을 기고한 이력도 재조명됐다.

이후 웃기다고 해야 하나, 웃지 못 할 일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일도 있었다. 지난 1월 대검찰청 앞에서 이 총장의 <서울의 봄> 관람을 규탄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린 것이다. 당시 주최 측은 이 총장의 영화 관람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점점 심해지는 정치적 양극화와 뿌리 깊은 진영 간 갈등이 불러온 일종의 '해프닝'같은 장면이었다.

발언하는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이 총장은 평소 검사들에게 "문학, 역사, 철학, 예술, 영화와 가까이 해야 사람도, 일도 제대로 될 수 있다"라고 자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영화 <시민 덕희>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합수단 검사들과 관람하기도 했다. 이후 2월 월례회의에서 해당 영화를 소개하며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는 후기도 남겼다.

하긴 검찰총장쯤 되면 무슨 영화를 봤다는 것 자체로 메시지가 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오늘날 검찰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고 총장은 그 조직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화 하나 봤다고 어디에선 반대 집회가 열리고, 어디에선 불편해 한다는 후문이 들리는 게 다소 씁쓸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의 봄> 봤다고 규탄 집회 열었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지지 집회라도 열어줄지, 궁금하기도 하다.

(사진=다큐스토리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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