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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하는' 전공의에 의존한 대형병원…드러난 구조적 문제

<앵커>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 계속 배우고 있는 의사들입니다. 가장 초보 의사라고도 할 수 있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자, 현장에 이렇게 큰 혼란이 생겼다는 건 우리 의료 시스템에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장염증 절제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수술실의 모습입니다.

원래는 집도를 하는 담당 교수를 포함해 의료인 네 명이 진행하던 수술인데,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면서 지금은 세 명뿐입니다.

전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 병원은 수술 지연이 적은 편이지만, 빅5 대형 병원은 사정이 다릅니다.

전공의가 떠난 이후 수술이 평소에 비해 하루 3~40% 정도 연기되는 실정입니다.

그만큼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역할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박단/대한전공의협회 비대위원장 : 교수들이나 전문의를 더 많이 뽑아서 그 사람들이 중심으로 돌아가야 지금 전공의들이 병원을 나오든 안 나오든 병원이 잘 돌아가야 하는 건데....]

보건 선진국은 우리랑 사정이 다릅니다.

미국 메이오 클리닉의 전공의 비율은 10.9%, 일본 도쿄대 병원은 10%, 미국 하버드 대학병원 15% 수준입니다.

국내 빅5 대형 병원의 평균 전공의 비율인 39%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인데, 그 자리를 전문의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전문의만도 1만여 명에 달하는 하버드대 병원은 전문의가 가장 많은 서울아산병원보다 10배 많습니다.

그러나 대형 병원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전문의를 많이 고용할 수 없다고 항변합니다.

필수의료수가가 낮기 때문인데, 빅5 병원 신경외과 개두술 교수는 자신의 수술로만 따져보면 병원에 1년간 4% 적자를 끼쳤다고 공개했습니다.

권역별 중증외상센터도 경증 환자까지 봐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형 병원들은 의료수가 인상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건데 정부는 이보다 앞서 의사 숫자부터 늘리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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