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의사 많아지면 의료비 늘어난다" 주장 따져 보니

<앵커>

정부와 의사들 간 갈등으로 인한 '의료 대란',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대치가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 것은 의대 증원이 필요한지, 이 출발부터 주장이 완전히 달라서 그렇습니다. 의사들은 또 의사 수가 많아지면, 의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데 정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이 쟁점 따져봤습니다.

<기자>

의사 수가 많아져도 의료비 증가 폭은 미미하다는 정부 주장은 지난 10년 간 통계치를 근거로 합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2월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선진국과 우리나라에서 실증을 (학자들이) 해봤더니, (의사 수와 의료비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났습니다.]

반면 의사단체는 의사가 많아지면, 수익 유지를 위한 과잉 진료로 의료비가 증가한다고 설명합니다.

[김택우/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2월 14일) : (의사수 늘어나면) 의료비 부담 증가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입니다.]

양측 근거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보건 선진 4개 국가 인구 1천 명당 의사 숫자입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2.7, 2.6명으로 낮은 편이고, 노르웨이와 독일은 5.2, 4.5명으로 높은 편입니다.

의사 수가 많은 노르웨이와 독일은 가계 수입 중 의료비 지출 비용을 보면 16% 정도입니다.

의사 수가 적은 우리나라는 12%으로 낮은 편입니다.

반면, 미국은 의사 수가 적은데도 20%를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의료비는 각 나라의 경제 사정, 의료 제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사가 많아진다고 꼭 의료비가 증가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 연구팀이 여러 나라 사례를 대입해 봤더니, 의사가 많아지면 의료비가 늘어나는 희미한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건 비급여 의료비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필수 의료, 즉 급여 의료비는 국가가 가격을 통제하기 때문에 의사 수가 많아져도 의료비가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피부·성형 등 비급여 의료비는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상규/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장 : 피부 미용이라든지 이런 다른 분야들 같은 경우에는 거기는 시장 원리가 작동을 하고 있거든요. 계속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수요들이 계속 창출이 되고 있거든요.]

결국 늘어난 의사 숫자들이 필수 의료 분야로 잘 배분되면 국민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지 않겠지만, 피부 미용 같은 분야로 쏠리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디자인 : 조수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