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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저희가 사직하는 이유는…" 병원 떠나려는 한 젊은 의사의 이야기

[주간 조동찬]

전공의 집단사직, 병원, 의사 (사진=연합뉴스)
전공의가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당장 빅5 대형병원의 응급실과 외래 진료가 축소됐고, 급하지 않은 수술들이 연기되고 있다. 국민의 여론은 싸늘하다. 생명을 볼모로 밥그릇 챙기는 참 나쁜 의사들이라고.

그런데 그들이 왜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범죄자에게도 자신의 죄를 변호할 권리를 주는 것처럼 국민의 비난을 거세게 받고 있는 젊은 의사의 이야기를 나는 듣고 싶었다. 취재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몇 명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 만났던 젊은 의사는 빅5 대형 병원의 소아혈액내과 전임의 2년 차였다. 어린이가 백혈병이나 악성 빈혈 같은 혈액 종양에 걸렸을 때 항암제를 쓰고 골수 이식을 하는 의사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병원에 남아 2년 동안 어린이 암환자를 치료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첫인사는 상당히 의외였다.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바로 잡은 기자님의 기사를 보고, 사망 진단서가 사람의 마지막 의무 기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린이 암 환자가 세상을 떠날 때마다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며 치료 과정을 되돌아봅니다."

2016년 집회를 해산하기 위해 정부가 쏜 물대포에 한 농민이 맞아 쓰러졌다. 뇌출혈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결국 숨졌지만 대학병원에서 발부된 사망진단서에는 질병에 의한 사망이라고 기록됐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보도했고, 이듬해 사망진단서는 외인사로 수정됐다. 병원을 떠나려는 젊은 의사는 만나자마자 이를 언급하며 악수를 청했다.

(기자) "당시 의료계 스승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알려주었고, 저는 단지 그것을 전달한 것뿐입니다."

병원을 떠나려는 젊은 의사는 어린이가 좋아서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평소에 아침 7시에 출근하고 밤 10시에 퇴근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토요일 아침 회진을 다들 돌아요. 우리가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토요일에 응급실에서, 병동에서 연락이 오면 다 받아요. 그리고 일요일에 또 출근을 해요. 회진을 안 하면 안 되니까요.

아가들은 말을 못 하니까 직접 신체 진찰을 해야만 알 수 있고, 그래야 위급한 상황도 빨리 캐치할 수 있거든요. 말을 할 수 있는 소아도 다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역시 마찬가지이고 청소년은 말을 할 줄 알지만 잘 말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또 가봐야 해요.

힘들다고 생각은 하지만 만나는 순간이 너무 기뻐요. 아이들이 잘 있어주는 게 너무 고맙고 잘 치료받아서 퇴원하면 그렇게 감사해요. 한 달에 병원을 가지 않는 날은 딱 3일이에요. 그런데 너무 건강이 나빠지는 것 같아서 2024년부터는 한 달에 4일 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걸 말하는 것도 참 힘들었어요. 왜냐하면 교수님들도 너무 턱밑까지 차오르게 일하시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브리핑을 하며 필수 의료 패키지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헉헉대는 소아청소년과를 살리겠다며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에 소아과 대책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정부의 발표 이후 어린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이 동요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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