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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악재'에 증권사들 실적 한파…눈덩이 충당금 여파

'부동산 악재'에 증권사들 실적 한파…눈덩이 충당금 여파
▲ 여의도 증권가 모습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평가손실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 대규모 비용에 발목이 붙들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사 기업설명(IR) 자료에 따르면 작년 잠정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자기자본 상위 7개사 가운데 5곳이 연결 기준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말부터 PF 관련 위기감이 고조되자 금융당국이 사업장 재평가와 보수적인 시나리오에 기반한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적극 유도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연간 순이익이 역성장한 증권사도 적지 않았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순이익이 2천9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8% 감소했으며, 하나증권은 2천70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순이익이 1천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토막'이 났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작년 당기순이익이 6천974억 원으로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으나,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100% 자회사와 해외 법인들을 제외하고 별도 기준을 적용하면 작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8.6% 감소한 2천953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증권사들은 감사보고서 공개 전 구체적인 충당금 적립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회사마다 4분기에만 1천억 원 이상씩을 쌓았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추정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충당금 적립과 투자목적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으로 작년 4천900억 원의 비용을 인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 측은 이 가운데 4분기에만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 진행 중인 태영건설 관련 500억 원, 부동산 PF 관련 400억 원 등 총 90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기업금융(IB) 부문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기업공개(IPO)와 자금조달 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IB 수익은 재작년 5천94억 원에서 작년 1천694억 원으로 66.7% 급감했습니다.

특히 PF와 인수·합병(M&A) 관련 수익에선 부동산 PF 충당금과 평가손실 증가로 1천728억 원 적자가 났습니다.

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삼성증권은 작년 4분기에 시장 예상보다 큰 1천50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타사보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충당금을 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KB증권은 작년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1천441억 원이었으며 특히 4분기에만 1천67억 원을 쌓았습니다.

이는 직전 분기(162억 원) 대비 558.6% 급증한 규모입니다.

하나증권은 4분기에 충당금 1천240억 원을 적립하고 투자 자산에 대한 평가손실 2천600억 원을 인식해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신한투자증권은 4분기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1천633억 원 등 비용 요인을 반영해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비시장성 유가증권 가운데 손상 징후가 있는 종목에 대해 회수가능가액 평가를 실시한 결과입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8개사(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의 작년 4분기 대손비용(대출채권 관련 손실 및 채무보증충당부채 전입액)은 8천322억 원으로 전년 동기(3천448억 원) 대비 141% 급증했습니다.

한기평은 "부동산 개발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에 따라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규모 대손비용과 영업외비용이 증권사 이익창출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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