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허리띠 바짝"…먹거리 소비 연속 감소

<앵커>

우리나라 사람들의 먹거리 소비가 2년 연속해서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고금리 환경 속에 이자 부담도 이어지면서, 먹는 것조차 줄이는 소비 부진이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지난해에 전년인 2022년 대비해서 2.6% 줄어든 걸로 통계청과 한국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집계 결과 나타났습니다.

2022년에도 2.5% 감소했는데, 2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감소폭은 지난해 더욱 커진 겁니다.

2005년에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로 음식료 소비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는 건 사상 처음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던 2009년에도 먹거리 소비는 꾸준히 늘었던 걸 감안하면, 그만큼 한국인들이 말 그대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영향이 계속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던 데다, 지난해 약간 둔화했지만 여전히 6%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2년 전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7.8%였고, 지난해에도 6.8% 또 뛰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신선식품인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에 8%를 기록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 가까이에 이르고, 과일 물가는 28.1%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는 것도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로 꼽힙니다.

막대한 가계부채에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그만큼 국민들의 소비여력이 떨어진 겁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더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대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