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를 바르는 건 어때"…논란 휩싸인 이집트 피라미드 복원

이집트 피라미드 외벽을 화강암으로 재포장하는 프로젝트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세기의 프로젝트'라며 피라미드의 외벽의 화강암층 복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공사 대상은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의 3대 피라미드 중 가작 작은 멘카우레 피라미드입니다.

와지리 사무총장은 이집트와 일본의 전문가 연합이 1년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해, 피라미드의 3분의 1을 덮고 있던 화강암 벽돌을 복원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영상서 피라미드 외벽에 새로 설치된 화강암 벽돌은 기존의 석회암 피라미드와는 구분되는 이질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곧바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피사의 사탑을 똑바로 세우는 계획은 언제 진행되느냐"라고 비꼬는가 하면 "타일 대신 피라미드에 벽지를 붙이는 것은 어떠냐" 등 조롱성 반응이 퍼졌습니다.

이집트 학자인 모니카 한나도 "이집트 문화유산 관리들의 부조리를 언제쯤 멈출 수 있겠냐"며 "복원에 관한 모든 국제 원칙은 이런 식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카이로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의 살리마 이크람 교수는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화강암 벽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이라면 합리적인 복원이라고 의견을 냈습니다.

다만 어디서 온 것인지 불분명한 벽돌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의 피라미드가 화강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모스타파 와지리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 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