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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는 벌써 승리 분위기…"팔 주민 추방하자"

이스라엘 극우는 벌써 승리 분위기…"팔 주민 추방하자"
▲ 이스라엘의 대표적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중단하려는 국제사회의 외교적 노력에도 이스라엘 극우세력은 전쟁 승리 분위기 속에 한발 더 나아가 정착촌 재건과 가자지구 주민 이주를 주장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사실상의 '인종청소'를 노린다는 의혹을 받는 이스라엘 극우세력은 28일(현지시간) 대규모 집회를 열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몰라내고 유대인 정착촌을 재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루살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집회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 측 장관 12명과 의원 15명 이외에 수천 명의 우파 지지자와 활동가가 참여해 전쟁 승리 기념식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습니다.

성지 도발 등으로 끊임없이 물의를 빚어온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또 다른 10월 7일을 원치 않는다면 우린 그 영토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자발적 이주'를 권고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이어 "2005년 가자 철수 때 폐쇄했던 정착촌 '구시 카티프'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왔다"고 목소리을 높였습니다.

극우정당 독실한시오니즘당을 주도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신의 뜻에 따라 우리는 정착하고 승리할 것"이라며 군중을 독려했습니다.

이들 두 장관과 의원 6명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을 번창케 한다는 내용의 '승리와 정착촌 재건 서약'에 서명했습니다.

집회 참석자 일부는 총기를 휴대했고 행사장 바깥에서는 '가자는 이스라엘 영토의 일부'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팔렸습니다.

집회 참석자 중에는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전부를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유대인 정착촌 지도자인 다니엘라 바이스는 "아랍인들은 가자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라면서 "하마스도, 하마스 지지자도 머물지 못할 것이고 하마스를 지지 않는 이들도 남아 있길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 등과 함께 가자지구를 점령한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정착촌도 모두 폐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이스라엘 극우세력은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되살릴 것을 주장해 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내 정착촌 재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신의 집권 기반인 극우세력의 주장을 적극 제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치열한 교전' 끝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제거하고 숨겨져 있던 무기류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최근 24시간 사이 칸유니스에서 최소 2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일부 직원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미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이 잇따라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가자지구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27일 입장문을 통해 "절박한 처지에 놓인 팔레스타인 주민의 절실한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며 지원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인 학살과 인질 납치 가담에 UNRWA 직원들이 구체적 정황이 뉴욕타임스(NYT) 등 서방언론을 통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잇는 케렘 살롬 검문소 입구에는 지난 25일과 26일, 28일 사흘간 이스라엘인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며 국제사회의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서는 걸 가로막고 있습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가자지구로 끌려간 인질들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상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과 중동 주변국들은 평화 회복을 위한 외교적 모색에 나섰습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회동해 휴전과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회의 후 배포한 성명에서 회의가 건설적이긴 했지만 당사국 간에 "큰 견해차가 있었다"면서 4개국이 이번 주 중 재차 회의를 열고 이견 조율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27일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두 달간 교전을 중단하고 하마스가 100명 이상의 인질을 추가로 석방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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