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소금'이 불러온 미국 VS 영국 SNS 설전…무슨 일이길래?

미국의 화학과 교수가 영국의 국민 음료인 '홍차'에 대해 남긴 조언 때문에 영국이 들끓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4일 영국 주재 미국대사관은 공식 SNS에 "영국의 국민 음료인 차에 소금을 첨가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관념은 결코 공식적인 미국의 정책이 아니다"며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이는 최근 펜실베니아 브린모어대학의 미셀 프랑클 교수가 자신의 저서에 남긴 말 때문이었습니다.

3년간의 연구를 통해 차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 교수는 음료의 쓴맛을 줄이기 위해 소금이 필요하다며 "소량의 소금으로 홍차의 쓴맛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발언은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됐고, 차에 애정이 큰 영국 누리꾼들은 해당 조언에 분노하며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영국 코미디언 매트 그린은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라며 어이없는 반응을 보였고, 저널리스트 몰리 큐는 "우리 다시 전쟁하나 봐요"라는 게시물을 올려 현지 누리꾼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에 영국 주재 미국대사관이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SNS 논란에 참여했습니다.

대사관은 "차는 동지애의 묘약이며, 양국을 결속시키는 신성한 유대다. 그런 충격적인 조언이 우리의 특별한 관계를 위협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대사관은 또 "우리는 계속해서 적절한 방법으로 차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만들겠다"라며 영국인들 사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미국인들의 습관' 중 하나로 꼽히는 소재로 이번 해프닝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국 내각부까지 해프닝에 개입하게 만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내각부는 "주영미국대사관과의 관계에 감사하지만, 우리는 전적으로 반박할 수밖에 없다. 차는 (전자레인지가 아닌) 주전자를 이용해서만 만들 수 있다"며 확실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워싱턴에 위치한 주미영국대사관은 '차 만드는 법' 영상을 직접 제작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에 등장한 영국 육·해·공군들은 "전자레인지를 쓰지 말고, 주전자를 사용하라"며 "차가 우러나올 때까지 티백을 잠시 두고 우유를 넣으면 다 됐다. 설탕을 넣는다면 조금만 넣어라"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홍차는 18세기 영국에 처음 수입된 이후 국민 '차'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제 영국인들은 세계에서 홍차를 가장 많이 마시며, 설탕과 우유를 첨가한 '밀크티'로도 즐겨 마시고 있습니다.

(사진= X '@USAinUK', '@UKinUSA', '@RoySocChem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