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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빌었어요"…직접 병원 찾아나선 고위험 임신부

<앵커>

의료 '인력'만 부족한 게 아닙니다. 이런 아기들을 낳기 직전의 고위험 임신부가 아기를 낳고 또 치료할 병원을 직접 찾아다녀야 한다는데요. 우리 의료 시스템의 현실도 계속해서 보시겠습니다.

<기자>

행여 사레라도 들릴까 거즈로 감싼 입에 작은 관으로 방울방울 물을 떨어뜨립니다.

임신 29주 만에 460g으로 세상에 나온 서로입니다.

[황인하/한서로 어머니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포기할 수는 없더라고요.]

인큐베이터에서 석 달을 살면서 2kg까지 몸집을 키우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태어나기 전 엄마는 말 그대로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안정이 필요했지만, 서로를 잘 낳고, 살릴 수 있는 병원을 직접 찾아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황인하/한서로 어머니 : 처음에 위험하다고 했을 때 우선은 여러 병원 찾아보고 외래 진료도 가보고, (큰 병원은) 원래는 2~3주 정도는 예약(대기)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제가 계속 울면서 빌었어요.]

출산 뒤 잘 치료해야 생존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아기는 임신 기간 중에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고위험 임신부와 아기를 신생아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으로 연계하는 제도는 2014년부터 마련된 상태.

하지만 산부인과와 소아과 의료진과 신생아 중환자실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 관리시스템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엄마 같은 고위험 임신부가 병원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발생하는 겁니다.

[장윤실/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고위험 산모 신생아가 실질적으로 그 지역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만약에 예를 들어 3-4차 병원으로 이송이 돼야 된다고 했을 때 그런 이송 시스템도 체계적으로 좀 갖추어야 되는데 아직 그게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고위험 임신부가 제 발로 병원을 찾아다니는 현실, 우리 의료기술 수준에 비춰보면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자화상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강시우,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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