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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짜고 치나? 실전인가?"…정치 9단도 헷갈리는 '윤·한 충돌'

이브닝
"짜고 치는 싸움, 약속대련이다"

"아니다. 실전이다"


여권을 대혼란에 빠지게 한 당정 갈등, 즉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갈등에 대해 정치권 해석이 분분합니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정면 충돌하는 권력 투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있고, '윤석열 아바타'라는 프레임을 벗기 위한 일종의 '약속대련'(공격과 방어를 사전에 약속해서 겨루는 태권도 용어)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정치 고수들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약속대련인 줄 알았는데 실전이다'라고 생각이 바뀐 정치 9단도 있습니다.
 

한동훈 "사퇴 요구 거절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어제(21일)에 이어 오늘도 비대위원장직 수행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는데요, 오늘은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해준 겁니다.

스프 이브닝브리핑 한동훈 출근 (사진=연합뉴스)
▷ 기자: 대통령실의 과도한 당무 개입이라는 비판이 있는데요.

▶ 한동훈 위원장: 평가는 제가 하지 않겠고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중략)

▷ 기자: 총선 때까지 비대위장 역할 하시나요?

▶ 한동훈 위원장: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 위원장은 어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전달받은 것으로 보도됐는데요, 보도가 나온 뒤 한 위원장은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고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습니다.
 
오늘(21일) 대통령실 사퇴 요구 관련 보도에 대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입니다.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습니다"

- 국민의힘, 기자단 공지

대통령실이 내세운 이번 갈등의 표면적 이유는 공천 논란입니다. 한동훈 위원장이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을 사실상 마포을에 공천할 것처럼 발언하자 대통령실이 '사천 우려'가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인데요, 한 위원장이 '국민적 눈높이'를 거론하하면서 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에 갈등이 커졌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한 위원장은 오늘도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는데요,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당정 갈등 요인으로 거론되는데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 한 위원장은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함정 몰카이지만,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는 지난 18일 입장이 한 위원장의 생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지원 "약속대련인 줄 알았는데, 권력 투쟁"

정치인의 언행에 대해 통상 정치 진영에 따라 해석이 엇갈리는데요, 이번의 '당정 갈등'에 대해서는 진영과 무관하게 정치인에 따라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실전이다'는 해석과 '약속대련, 즉 짜고 치는 싸움이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약속대련이 아니라 실전'이라는 주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정치 9단'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BBS 라디오에서 '약속대련인 줄 알았는데 실전이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박 전 국정원장은 사흘 전만 해도 SNS에 "총선 80여일 앞두고 정부 여당의 짜고 치는 고스톱 게임이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어 국민 현혹쇼를 합니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김건희 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한 '의도적 갈등'으로 본 겁니다.

하지만 오늘은 "역대 보수 정권은 전략적인 속임수를 많이 썼기 때문에 어떤 음모가 아닌가 하고 봤는데 권력 투쟁이 확실한 것 같다"며 "약속대련이 아닌 실전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중전마마의 무서운 권력이 대신들을 물러나게 하지 않느냐"면서 "21세기 서울에서 궁중 사극을 보는 것 같다. 어떠한 경우에도 윤 대통령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궁중 암투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스프 이브닝브리핑 박지원 (사진=연합뉴스)
▷ 진행자: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20년 지기 수하를 이렇게 하루아침에 단칼에 손절할 수가 있는 것이냐.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이게 바로 우리가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중전마마의 무서운 권력이 다 대신들을 물러서게 하잖아요. 그러한 궁중 사극을 보는 것 같아요. 21세기의 서울에서, 대한민국에서. 그렇기 때문에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지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서지는 않을 겁니다.

-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동물의 왕국에 비유했습니다. 한 위원장이 '우두머리의 밥그릇에 잘 못 손 댔다가 한 대 맞은 모양새'라고 표현했습니다.

'약속대련'이 아니라는 이유로는 윤 대통령의 스타일을 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주도면밀하거나 심모원려가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약속대련 아니냐, 이렇게 하는 분들도 있던데 그러기에는 우리가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스타일을 충분히 봤잖아요. 주도면밀하거나 심모원려가 있는 스타일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올 때까지는 몇 번 아마 메시지가 갔겠죠. 그러고 안 되니까 비서실장을 보내서 했다는 거는 이미 많이 간 것이고, 결국 한동훈 위원장이 여기서 이걸 견뎌내려면 김경율 같은 사람 자르고 '다시는 디올백이니 이런 여사님 관련된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 하고 무릎을 꿇어야 되는데 그건 어차피 죽는 거잖아요.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국민의힘 소속이었다가 최근 탈당하고 개혁신당으로 옮긴 김용남 전 의원도 "약속대련은 아닌 것 같다. 정말 사퇴하라는 얘기가 전달됐고 한동훈 위원장이 계속하겠다면서 충돌하니까 용산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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