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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사진인데 "오히려 좋아"…젊은 세대 사로잡은 '디카'

<앵커>

고화질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예전에 집집마다 하나씩은 갖고 있던 디지털카메라가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최근 20대들 사이에서 이 디지털카메라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장선이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의 중고 디지털카메라 판매점.

평일 오후인데 20대 고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출시된 1천만 화소 이하의 이른바 '빈티지 디카'를 사러 온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단종된 디카와 캠코더 수백 대가 진열되어 있는데 가격은 10만 원 안팎입니다.

[이규태/카메라 전문점 대표 : 안 써본 애들이 지금 찾더라고 보니까. 요즘 붐을 타다 보니까 팔러 오는 사람이 없어요. 지금 물건이 없어서 못 팔아, 물건이.]

2억 화소 스마트폰 카메라가 있는데, 디카를 사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권현정/서울 서대문구 : 요즘 카메라는 다 화질이 좋잖아요. 휴대전화도 그렇고. 그래서 그거랑 좀 다른 색감이나 그런 화질 안 좋은 거에서 노이즈에서 나오는 감성 그런 게 좋아서.]

이런 유행은 대세 걸그룹 뉴진스 뮤직비디오에 디지털 캠코더가 등장하며 더 거세졌습니다.

낮은 화질과 좁은 화각 같은 기술적인 한계가 오히려 새롭다는 것입니다.

[육세아/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 오래된 사진에서 느껴지는 약간 그런 레트로한 게 너무 좋고, 요즘 너무 선명한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약간 좀 뿌옇게 나오거든요. 디카가.]

영하 날씨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은 한정판 흑백 사진을 찍기 위해서입니다.

1960년대 유럽에서 사용하던 아날로그 포토 부스는 국내에 들어온 지 한 달여 만에 SNS 핫플이 됐습니다.

[정지우/부산 동래구 : 부산에서 왔고 그냥 같은 친구들끼리 사진 예쁘게 추억 남기자 해서 인스타 보고 찾아왔습니다. 조금 더 의미 있고 깊게, 감성 있게 찍고 싶어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수진/서울대 소비트랜드연구소 연구위원 : '아네모이아'라고 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해서 동경하는 심리적 요건이 내재되어 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예요. 그런데 불구하고 이거를 환상을 가지고 있고 추억하는 것을….]

뉴트로, 즉 레트로를 넘어 복고를 새롭게 즐기려는 움직임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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