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리조트서 묵고 있었다" …'46억 횡령' 건보공단 재정팀장 검거

<앵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46억 원을 빼돌려 도망친 40대 직원이 1년 4개월 만에 필리핀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현지 경찰과 함께 마닐라의 고급 리조트에 묵고 있던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김형래 기자입니다.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고급 리조트.

편한 차림으로 옷 꾸러미를 든 남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곧바로 잠복하고 있던 검거팀이 다가갑니다.

[이민청에서 왔어요, 왜 왔는지 아시죠? 집에 가실 때 됐어요, 이제.]

체포된 남성은 지난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의 피의자 46살 최 모 씨입니다.

최 씨는 건보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일하면서, 지난 2022년 4월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요양기관 17곳의 압류 진료비 46억 2천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건보공단은 지난 2022년 9월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했지만, 최 씨는 가로챈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필리핀으로 달아났습니다.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린 경찰은 전담팀을 편성해 현지 경찰과 함께 추적에 나섰습니다.

최 씨는 필리핀에서 거처를 지속해서 옮기며 수사망을 피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 내용 등을 토대로 추적을 이어가던 경찰은 1년 4개월 만에 세탁물 배달원 등 정보원을 통해 리조트에 머물고 있던 최 씨를 찾아냈습니다.

경찰은 최 씨를 붙잡기 위해 주필리핀한국대사관 등과 협력해 필리핀 정부에 검거를 독려했습니다.

그리고 어제(9일) 저녁 검거팀이 약 다섯 시간 잠복한 끝에 리조트에서 나오던 최 씨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경찰은 필리핀 사법당국과 협조해 최 씨의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