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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유쾌한 상상력…'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FunFun 문화현장]

<앵커>

남인도에서는 일찍부터 해외 무역을 통해 상인과 장인 계급이 많은 부를 축적했습니다.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생각해 냈을 만큼 유쾌한 상상력의 소유자들이 2천 년 전 만든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장선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 이야기 / 2024년 4월 14일까지 / 국립중앙박물관]

불룩한 배를 내민 남성, 왼손을 허리춤에 받치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연꽃을 거꾸로 한 모양의 모자에서는 동전이 물기둥처럼 쏟아져 나옵니다.

3세기 말 남인도에서 만든 이 조각상의 이름은 '동전을 쏟아내는 연꽃 모자를 쓴 약샤'입니다.

수천 년 전 국제교역으로 부를 축적한 남인도인들은 숲의 정령이 부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는데, 남성 신은 약샤, 여성은 약시라 불렀습니다.

자연의 정령이던 이들은 불교가 전해지면서 사리를 안치하는 탑을 의미하는 인도의 옛말 스투파 장식의 조각으로 등장했습니다.

이런 상상력 가득한 2천 년 전의 남인도 미술이 한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존 가이/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큐레이터 : 보편적인 이슈들에 대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젊은 세대들에게 잘 전달이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부처님은 우리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그 모든 생명체를 존중하고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것이 현대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숲을 이루며 서 있는 스투파의 조각들과 싱그러운 초록빛 영상이 어우러지며 관람객들은 2000년 전 남인도의 대자연 숲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지난해 열렸던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 전시를 친근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재구성했습니다.

뉴델리국립박물관 등 인도 12개 기관을 비롯해 영국·독일·미국 등 4개국 18개 기관의 소장품이 출품됐는데, 이 가운데는 발굴 후 한 번도 인도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던 유물도 대거 포함됐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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