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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실적 때문에 별수 없었다"…ELS 위기 부추긴 은행

<앵커>

홍콩지수와 연계한 ELS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이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내일(8일)부터 주요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가 있었는지 현장 검사에 들어갑니다. 이미 은행들이 이 상품 판매 실적을 직원 성과 평가에 비중 있게 반영하면서 무리한 판매를 부추긴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이달 5일부터 50%에 육박하는 손실 확정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한 홍콩 ELS 상품.

전체 판매액 19조 3천억 원 가운데, 은행이 15조 9천억 원으로 80%가 넘습니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 은행 창구에서 경쟁적으로 판매된 것은, 직원들의 ELS 판매 실적을 성과 평가에 비중 있게 반영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금감원 현장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의 경우, 핵심 성과 지표의 40%가 주가연계증권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었고, 실제 손실률이 아닌 ELS 상품 약정 수익률이 성과로 그대로 인정돼 더 많이 판매할 유인이 생겼습니다.

미중 관계 악화 등으로 홍콩 ELS 판매 한도를 줄여야 한다는 내부 경고가 나왔지만, 판매 목표량을 판매 한도의 50%에서 80%로 확대했습니다.

다른 은행들에서도 유사한 내부 고발이 이어졌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은행 직원은 "실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좋은 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고 설명합니다.

무리한 판매를 부추긴 것이 불완전 판매로 이어진 것인지 내일부터는 판매사에 대한 본격 검사가 진행됩니다.

[이복현/금융감독원장 (지난 4일) : (판매사가) 면피성이고 형식적인 절차만을 준수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합성 원칙 등을 실질적으로 준수하지 않았다고 할 경우엔 책임 부담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분쟁 민원에 대해 판매사의 규칙 준수 여부와 투자자 자기 책임 원칙을 함께 고려해 처리할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디자인 : 임찬혁·강경림·김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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