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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육체노동의 황금기'가 왔다…지속 가능한 건가

[뉴스쉽] AI 혁명, 중국 노동인구 감소가 가져온 노동의 변화

✏️ 뉴스쉽 네 줄 요약

· 2023년은 AI 시대였습니다. AI시대에 육체노동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 2015년을 정점으로 중국 노동인구의 성장이 꺾이면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노동력이 부족해졌습니다.

· AI기술의 발달이 고소득-고학력-전문직의 업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저소득-비숙련-육체노동이 귀해졌습니다.

· 국내에서도 젊은 세대 중 일부가 사무직을 그만두고 '블루칼라 프리랜서'가 되는 경향도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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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AI의 시대였습니다. AI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주가가 이를 증명합니다. 챗GPT를 개발한 OpenAI의 지난해 매출은 2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자산 57조 원으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 29위에 올랐는데, 지난해 1년 동안 늘어난 자산이 40조 원입니다.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비디아 주식이 한 해 239% 상승한 영향입니다.

주식 시장은 AI가 가져올 장밋빛 미래에 초점을 맞췄지만, 한편으로는 AI가 가져올 디스토피아적인 측면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멀게는 AI가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공포에서, 가깝게는 AI로 인해 여러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번 뉴스쉽은 AI와 일의 미래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중국의 '성장 정체'가 미국에 '불평등 해소'를 가져왔다

지난 12월 둘째 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 커버스토리는 '블루칼라 보난자(Blue-collar bonanza)'였습니다. 육체노동자의 황금기가 왔다는 겁니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지금 시기에 왜 육체노동이 각광받게 됐을까요. 이코노미스트지는 인구와 AI, 두 가지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2010년대는 노동자에게 끔찍한 시기였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회복하던 시기에 OECD 국가의 노동인구 중 7%가 실업 상태였고, 임금 상승률은 낮았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으니 일자리가 줄고, 일할 사람이 남아도니 저임금에 시달리던 노동의 암흑기였습니다. 이때 중요한 요소는 세계 인구의 증가 추세였습니다. 중국의 노동가능인구(15~64세) 숫자는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거치며 급증했고, 2015년에 9억 98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중국이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주요 선진국들의 노동자에겐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은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대안이 있었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이유로 자국 노동자에게 값싼 임금을 유지했습니다. MIT 경제학과 David Autor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 노동인구의 증가가 미국의 노동자,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을 하락시키는 영향을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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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 인구, 특히 중국 노동인구의 상승 추세는 2015년 이후 꺾였습니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국에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주저하고 있습니다. 중국 노동인구 숫자가 꺾이자 세계의 노동인구 상승도 완만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2020년대에 노동자의 황금기가 시작됐습니다. 즉, 중국의 인구 증가가 멈추면서 노동력이 감소했고 주요 선진국에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면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대우(임금 등)가 상승했다는 겁니다.

인구학뿐만 아니라 2020년대 들어 선진국들의 거시경제 정책도 노동자의 황금기에 한몫했습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재정을 많이 투입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각국 정부가 돈줄을 풀었습니다. 미국은 불황이나 전쟁 상황에서 볼 수 있는 적자를 지속하면서까지 돈을 풀어왔습니다. 노동 인구가 정점을 지나 증가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선진국의 실업률은 5% 미만으로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이나 일본은 노동력 부족으로 이민을 적극 받아들여 노동력을 충당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미국에서는 하위 10% 계층의 시간당 임금이 상위 10%의 시간당 임금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노동력의 품귀 현상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가져왔고, 결과적으로 임금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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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져온 육체노동의 황금기

저임금, 하위 10%의 임금 상승은 결국 육체노동자의 임금 상승을 뜻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AI와 일의 디지털화가 하나의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기술 발전은 특정한 일자리를 대체합니다. 기계와 로봇의 등장은 육체노동을 일부 대체했습니다. 하지만 기계와 로봇에 대체될 수 없는 고숙련 노동자는 오히려 임금 상승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술 발전이 특정 업무를 대체하면서 일자리의 감소를 가져오지만, 대체되지 않은 '살아남은' 일자리들은 오히려 임금과 처우가 상승한다는 겁니다.

로봇이 학력 수준이 낮은(고등학교 졸업자) 노동자의 업무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AI는 반대로 학력 수준이 높은 노동자의 업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에서 AI로 대체가능한 고임금 화이트칼라 인력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AI 혁명으로 대체되지 않는 일자리는 '스펙'이 상대적으로 낮은 육체노동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소득, 고학력 노동자가 AI에 더 많이 대체될 수 있습니다. AI가 반복적이지 않고, 분석하는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AI 노출 지수가 높은 건 일반 의사(상위 1%), 전문의(상위 7%), 회계사(상위 19%), 자산운용가(상위 19%), 변호사(상위 21%) 순으로 고소득 전문직일수록 AI에 업무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게 나왔습니다. 반면에 요식업 관련 단순 종사자나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운송 서비스 종사자는 AI 노출 지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사람이 몸을 통해 물건을 만들거나 옮기는 업무, 사람을 대면해서 해야 하는 업무는 AI가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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