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거 노인, 4만 2천 명…한 달 수입은 15만 9천 원

<앵커>

정부가 폐지를 수거해 생활하는 노인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처음으로 진행했습니다. 평균 76세 나이에 4만 2천 명이 폐지를 모아 한 달에 16만 원 안 되는 돈을 벌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년 전부터 폐지 수거를 시작한 이선규 씨.

67살인 이 씨는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생계를 위해 수레를 끕니다.

온 동네를 돌며 수거한 폐지는 200kg 남짓.

새벽부터 모든 양이지만, 받는 돈은 고작 1만 원 남짓입니다.

[이선규/폐지 수거 노인 : (하루에) 한 8시간, 늦으면 10시간. 오늘 같은 경우는 폐지가 좀 많이 나온 편이라 그래도 괜찮았어요.]

정부가 이런 열악한 생활을 하는 폐지 수집 노인 규모를 파악해보니 전국에 4만 2천여 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평균 연령은 76살, 일주일에 엿새를 일하고 폐지 수거로 버는 수입은 한 달 15만 9천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폐지를 줍는다고 답했는데, 폐지 수거 수입에 기초연금 등을 포함하면 실제 월 평균 소득은 74만 원 정도로, 전체 노인의 월평균 소득보다 55만 원 정도 적었습니다.

폐지 수거 노인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답한 경우는 5명 중 한 명꼴이었습니다.

정부가 폐지 수집 노인을 위한 지원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음 달부터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수 조사를 벌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노인 일자리를 연계해 소득도 보장하고 공적 관리에도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이기일/보건복지부 차관 : 고령의 건강이 미약한 노인은 월 활동비가 29만 원인 공익형 일자리로, 근로 능력이 높은 어르신에 대해서는 월 76만 원의 급여를 받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로 (연계하겠습니다.)]

방문 건강 관리나 맞춤 돌봄 등 보건복지 서비스도 함께 연계해 노인들의 생활 개선을 돕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박천웅·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