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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값싼 성분 들여와 '합성'으로…탈세 노렸나 (풀영상)

<앵커>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액상 니코틴 성분을 허위로 신고하고 판매한 혐의를 받는 회사들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제조 원가를 낮추고, 또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편법을 쓴 건 아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파는 한 액상 제품입니다.

성분 표시란에 합성니코틴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경찰은 이 제품을 판매한 A 사와 액상을 공급한 제조업체 B사, A 사의 고문 C 씨 등 5명을 담배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주로 니코틴 원액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완성품으로 만들어 판매됩니다.

원액은 담뱃잎 등으로 만든 천연니코틴과 화학적으로 만들어 발암 물질을 줄인 합성니코틴으로 나뉩니다.

경찰은 A 사 등이 천연니코틴을 합성니코틴으로 속여 수입, 제조 판매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연구소에 해당 제품의 성분 분석 실험을 맡겨봤습니다.

천연니코틴에서만 나타나는 발암물질인 담배 특이 니트로사민류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은 A 사 등이 제조 원가를 낮추고, 탈세 목적 등으로 편법을 사용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천연니코틴에는 담배소비세 등 1㎖당 1천799원의 세금이 붙지만, 합성니코틴은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세금이 면제됩니다.

게다가 천연 니코틴이 합성보다 최대 40배가량 저렴합니다.

A 사는 "제조사로부터 니코틴이 첨가된 액상을 넘겨받아 포장 판매할 뿐"이라면서 "제조사가 제출한 니코틴의 성분분석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문제가 된 제품의 제조사로 적혀 있는, 즉 니코틴을 넣는다고 알려진 업체인데요, 현재는 이렇게 문이 굳게 닫혀 있습니다.

경찰은 국과수에 A 사 제품 분석을 의뢰하고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윤 형·이상학, 영상편집 : 이소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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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 취재한 편광현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Q. 원액 성분 검사 면제, 왜?

[편광현 기자 : 관세청은 전자담배용이라 신고해서 들여오는 액상 니코틴에 대해서는 천연인지 합성인지 성분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만드는 원료가 되는 니코틴 원액은 성분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의료용이나 살충제 등 다른 용도로도 많이 쓰인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유독물질 수입 신고를 받는 환경부도 수입량이 연간 100kg 미만이면 '위해성 심사'를 하지 않습니다. 서류만 천연 니코틴을 합성 니코틴이라고 바꿔 적으면 통관이 가능한 겁니다. 여기에 국내 담배세 부과 주체인 국세청과 행안부도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지 않아서, 성분을 속여도 적발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Q. 시중 판매 제품은 문제없나?

[편광현 기자 : 네, 대부분이 합성 니코틴이라고 해서 팔리는데 이게 사실 관리 사각지대입니다. 담배 관리는 기획재정부가 하는데요. 담배사업법에 따라 연초의 잎을 원료로 제조한 것만 담배로 간주합니다. 기재부는 아직 합성니코틴에 대한 유해성 검증이 안 돼 있어서 담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 건강을 관리하는 복지부나 식약처도 합성 니코틴 전자담배를 관리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장민수/식약처 대변인 : 법적 사각지대고요. 입법적인 논의가 있어야 정부의 관리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편광현 기자 : 합성 니코틴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데 유해성 검증을 빨리 마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승태,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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