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전쟁통에 경제 성장한 러시아? 푸틴의 종신 집권 이뤄질까

[딥빽]

스프 딥빽 썸네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8일 다섯 번째 대통령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의 참전 군인들과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졌습니다.

딥빽
아르툠 조가|돈바스 지역 부대 지휘관  
대통령님 우리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러시아에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딥빽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당신 말이 맞습니다. 지금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입니다. 나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입니다.

러시아 의회 다수당인 통합러시아당도 내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올해 71살의 푸틴 대통령, 지난 1999년 12월 옐친 전 대통령이 조기 퇴임하면서 권력을 잡았는데, 대통령 4번과 총리 1번을 지내며 24년간 실권을 유지해 왔습니다. 내년 3월 대선에서도 당선된다면 2030년까지, 그리고 개헌을 통해 확보한 또 한 차례의 기회까지 활용한다면 2036년까지 무려 36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돼 사실상 종신 집권을 하게 됩니다.  
 
모스카레바|러시아 모스크바 주민 
푸틴보다 더 나은 후보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적인 야권 지도자 나발니는 독극물 테러 이후 극적으로 살아나 수감돼 있다가 실종됐고, 반란을 주도했던 프리고진 용병그룹 수장은 의문의 사고로 숨졌습니다. 대선의 경쟁자로 누가 나서든, 내년 대선 과정은 사실상 푸틴 대통령 선출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입니다.

푸틴이 그간 러시아를 통치해 온 기간에, 한국 대통령은 6번 바뀌고, 미국 대통령은 5번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모자라, 앞으로 84살이 될 때까지 장기 집권하겠다는 푸틴의 과욕은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일까요? 

 

예상보다 선방하는 러시아 전시 경제

스프 딥빽
일단 푸틴 대통령의 내년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푸틴의 정적들은 하나같이 숙청되거나 실종돼 온 일종의 '정치적 관행'(?)은 차치하더라도, 서방의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의 주요 경제 지표가 나름 선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프 딥빽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온 러시아의 국내총생산은 올해 2~3분기 들어서는 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올해 2분기 4.9%에 이어 3분기에는 5.5%나 성장했습니다. 
 
김영진|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러시아학과 교수
러시아 경제, 전반적인 거시경제적인 지표에 있어 작년보다는 상당히 호전이 됐습니다. 프랑스라든지 독일이라든지 대부분 유럽 국가보다 더욱더 나아졌습니다.

게다가 역대 최저 수준의 실업률(지난 10월 2.9% 등)과 실질임금 상승, 물가 급등으로 경기 과열 우려마저 나옵니다. 러시아 경제가 전쟁으로 휘청거릴 거라던 지난해 서방의 예측과 비교했을 때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셈입니다.
 
정민현|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올해는 기저효과도 있고, 실업률이나 노동시장도 준수한 상황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예상보다 많이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민간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총수요가 진작될 수 있었고, 이는 러시아의 올해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선방'을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꼽힙니다. 우선, 러시아가 전시 경제 체제에 들어가면서 매해 전체 예산의 3분의 1 수준을 국방에 투자하는데, 이 자체가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경옥|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 
러시아 경제 성장을 지지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군수 물자 지원을 위한 대규모 정부 지출, 그로 인한 생산 활동 증대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예상한 것만큼 큰 충격으로 작용하지 못한 점도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에 대한 일종의 면역력을 키우면서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우회로를 찾은 게 주효했는데, 대표적인 게 중국, 인도와의 무역을 늘리고, 밀수 전문 선박인 이른바 '그림자 선단'을 통해 석유를 운반한 사례 등이 꼽힙니다.

특히, 러시아-중국 간 올해 무역 규모는 지난해 전쟁 발생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했는데, 2021년까지만 해도 1,468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2,181억 7,680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285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양국 간 교역액이 2천억 달러를 넘어선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정민현|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러시아 경제 수출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 화석 연료입니다. 그중에서 우랄산 원유 수출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서방에서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석 연료와 관련된 여러 제재를 추가로 취했습니다만, 시장 경제에서 경제 주체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막기 어려웠습니다. 즉, 우회 수출의 형태로 러시아의 수출이 예상보다 타격을 입지 않았고, 거기에다 수입이 강제로 막히면서 수입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수출이 수입보다 훨씬 많으면서 생기는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작년에는 이러한 순수출 덕분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경제성장률이 선방을 했다고 봅니다.

스프 딥빽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제 지표들도 본질적인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6%까지 올렸지만, 물가는 쉽사리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경제 호조가 전시경제 체제 속 국방 지출 비중의 영향이 크고, 이는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