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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돌려막기'도 막힐 위기…한전, 발전 자회사에 "4조 달라"

'빚 돌려막기'도 막힐 위기…한전, 발전 자회사에 "4조 달라"
한국전력이 재무 위기 악화로 내년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지 못하는 지경이 될 것을 우려,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자회사에 최대 4조 원에 달하는 중간배당을 요구했습니다.

'빚 돌려막기'조차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자회사들에 넘기는 것이라는 점에서 '아랫돌 빼 윗돌 괴기'식 조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한수원 등 일부 발전 자회사도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모회사를 위한 대규모 중간배당이 훗날 배임 행위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각 사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한수원,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에 연말까지 중간 배당을 결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한전은 정부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최대 4조 원의 중간 배당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매년 각 발전 자회사로부터 연간 단위로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고 있지만,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전이 자회사들에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지금 같은 재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한전채 한도가 대폭 줄어 한전채 신규 발행이 아예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은 원칙적으로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연간 단위 결산을 바탕으로 다음 해 적용될 한전채 발행 한도가 정해집니다.

올해는 작년 말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20조 9천200억 원)의 5배인 104조 6천억 원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망대로 올해 연간 6조 원대 영업손실이 나면 '자본금+적립금'이 14조 9천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한전채 발행 한도는 74조 5천억 원입니다.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은 79조 6천억 원으로, 현 전망대로라면 내년 3월 결산 후 한전채 발행 한도가 초과해 한전은 한전채를 새로 찍어내지 못하는 것을 물론, 초과한 5조 원가량의 한전채도 즉각 상환해야 합니다.

총부채가 200조 원이 넘는 한전이 한전채를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고, 전기 구매와 송·변전 시설 유지 보수 등에 쓰일 운영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겁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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