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프] "자식 많이 낳는 게 애국"이라며 출생률 걱정한 북한 김정은, 왜 그랬나?

[뉴스스프링]

11년 만에 열린 제5차 전국어머니대회 (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어머니의 본분'이란 무엇일까요? 본분의 사전적인 의미는 '의무적으로 마땅히 지켜 행해야 할 직분'입니다. 어찌 보면 시대착오적으로 들리는 이런 단어의 조합이 신문 1면에 나는 곳이 있습니다. 북한입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5일 1면 첫 기사로 '가정과 사회 앞에 지닌 어머니의 본분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총비서가 연설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3일과 4일 평양에서 '제5차 어머니 대회'라는 행사가 열렸는데, 최고지도자가 여기 이틀 연속 직접 참석하고 또 연설도 한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야기한 어머니의 본분은 어떤 것들일까요. 


김정은 (사진=연합뉴스)
김정은은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을 많이 낳아 키우는 것이 곧 다름 아닌 애국임을 명백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로 전날(3일) 대회 개회사를 통해 사회적으로 어머니들의 힘이 요구되는 일들이 많다면서 출생률 감소를 막아야 한다고 하더니, 연이틀 비슷한 주문을 한 것입니다.

과거 자료를 확인해 보니 어머니 대회가 개최된 것은 11년 만, 김정은 시기만 따지면 집권 초기인 2012년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번처럼 최고지도자가 대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김일성 주석의 1차 대회 연설 이후 62년 만입니다.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자식들 많이 낳자고 호소해야 할 만큼 북한도 저출생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중요한데

북한
통일부는 김정은 입에서 '출생률 감소'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의 저출생 문제가 하루아침에 나온 이슈는 아닙니다. 이번에 김정은 발언이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뉴욕타임스 칼럼('한국은 소멸하는가')이 촉매제 역할을 한 측면이 있습니다. 역대 최저로 감소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을 두고 칼럼니스트는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 창궐했던 시기를 떠올렸고 이런 내용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북한의 어머니 대회 개최 시기와 맞물리면서 북쪽도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우리가 새삼 인식하게 된 셈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북한의 합계 출산율, 우리보다는 훨씬 여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올해 3분기 기준 0.7명이지만 북한은 1.79명(통계청 추산, 2022년 기준)입니다. 

두 배가 넘으니 안심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북한 사정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존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1명 수준은 되어야 하는데 일단, 여기에 못 미칩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북한도 2039년부터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북한 어머니대회 (사진=연합뉴스)
남과 북은 경제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첨단 산업이 발달한 우리와 달리 북한은 대부분 산업이 '노동력을 갈아 넣는' 시스템입니다. 농사를 지으려 해도, 가축을 키우려 해도, 열병식을 하려 해도 모두 사람을 동원합니다. 저개발 국가의 경우 통상 출산율이 높고, 노동력을 기반으로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북한은 그럴 여건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인 것입니다.

UN의 '2022년 세계인구전망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북한 인구는 2034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생산 가능인구만 따지고 보면 2022년부터 감소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외부의 분석은 물론 한계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국제기구의 발표를 통해 북한의 인구 구조 변화를 가늠해 보는 것이 최대한의 결과입니다.

북한 경제가 어렵고, 중국과 러시아가 적당히 필요한 만큼 음지에서 돕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대북 제재가 완전히 형해화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경제가 나아질 구조적인 여건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북한 인구 구조 역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더 깊고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는 스브스프리미엄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콘텐츠의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하단 버튼 클릭! | 스브스프리미엄 바로가기 버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