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선거 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도(직할시) 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찬성률은 99.91%였습니다. 또, 시(구역), 군 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들에 대한 찬성률은 99.87%였습니다. 반대투표를 한 사람이 도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의 경우 0.09%, 시(구역) 군 인민회의 선거의 경우 0.13%가 나온 것입니다.
기존 선거는 100% 찬성이었는데
통일부가 과거 북한 자료를 찾아본 결과, 1960년대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는 항상 찬성률이 100%였고, 1950년대 선거에서 찬성률이 99%대로 발표된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자료를 토대로 하면, 무려 60여 년 만에 선거에서 반대표가 나온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북한, 지난 8월 선거법 개정
북한의 선거는 우리 선거와는 많이 다른 만큼 이해를 돕기 위해 북한의 선거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부터 설명하겠습니다.
북한의 선거는 당이 정한 단일 후보자에 대해 찬반을 표시하는 절차입니다. 투표자가 선거장에 도착하면 신분증을 확인한 뒤 '선거표'라는 종이를 교부받고, 투표실에 들어가서 투표함에 '선거표'를 넣고 나오면 투표는 끝납니다. 여기서 투표실은 우리의 기표소처럼 천막으로 가리어진 조그만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방과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선거에서 반대하려는 사람은 볼펜으로 '선거표'에 적혀 있는 후보자 이름에 선을 그어서 투표함에 집어넣어야 합니다. 과거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선거 영상을 보면 투표함 위에 볼펜이 놓여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북한도 투표실에는 누구도 들어가거나 들여다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는 있습니다. (북한 대의원선거법 제65조)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투표실에 들어가자마자 투표함에 '선거표'를 집어넣고 나오는데, 볼펜으로 후보자 이름에 선을 그어 투표함에 집어넣는 대담(?)한 사람이 있을 리 없습니다.
또 탈북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선거에서 반대표를 던진다는 개념조차가 없고 어떤 식으로 반대의사를 표하는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를 할 때마다 항상 100%의 찬성률이 나왔던 것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