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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일회용품 규제 철회…그럼에도 열에 아홉이 "다회용 컵 유지"한다는 이유는?

스프 지구력
이달 초 환경부가 갑작스럽게 규제 철회를 선언한 일회용품 문제, 서울의 대표 먹자골목인 강남역 부근 식당 업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가장 대표적인 게 식당 안에서 종이컵 허용 문제입니다. 이제까지 스테인리스컵이나 다회용 컵을 써왔던 물컵을 종이컵으로 바꾸려고 할까요? 강남역 먹자골목에 가서 직접 식당 업주들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니 강남역 먹자골목은 종이컵 사용 비중이 다른 식당가에 비해 높은 편으로 보였습니다. 대략 10~20%가량의 음식점에서 물컵으로 종이컵을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나머지 대다수는 다회용 컵을 쓰고 있었습니다.
 

"종이컵 쓰겠다" 이유는?

식당 종이컵 허용
이 골목에서 다회용 물컵을 쓰는 음식점 10곳을 일일이 찾아가, 규제 철회 이후 종이컵을 쓸 의향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물어본 10명의 업주 가운데 한 양꼬치점의 사장님 한 분 만이 바꾸겠다고 말했습니다.

설거지의 불편함과 컵 위생 문제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대부분 설거지는 식기세척기를 돌리는데, 물컵의 경우 다른 식기에 비해 오염이 덜하기 때문에 식기세척기에 함께 돌리지 않고 별도로 수작업으로 설거지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게 줄어들면 일손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죠.

 

"종이컵 쓰지 않겠다" 이유는?

스프 지구력
반면 나머지 9곳은 종이컵으로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설거지가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어차피 나머지 식기들은 모두 설거지를 해야 하는 만큼 물컵이 사라진다고 해도 전체 설거지 양 가운데 일부에 불과한 만큼 큰 실익이 없다." 이런 설명이 가장 많았습니다.

손님이 쏟아져 들어오는 대박 맛집이 아닌 한, 손님이 없는 게 문제지 물컵이 무슨 대수냐는 분도 계셨습니다. 손님께 종이컵으로 응대한다는 게 성의 없어 보여 싫다는 업주도 있었고요.

이 같은 현장 음식점주들의 반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대다수 업주들은 이제까지 다회용 컵을 문제없이 써왔고, 따라서 규제가 생기든 풀리든 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이런데도 규제가 풀리면, 이런 업주들 역시 종전에는 없었던 일회용품 사용 유혹을 느낄 수 있고요. 득실을 따지게 될 겁니다. 당초에는 일회용품 사용의 필요를 별로 못 느꼈지만 완화된 규제가 오히려 뒤늦게 종이컵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종이컵으로 바꾼 10% 남짓의 음식점입니다. 현장을 돌아본 결과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사가 잘 돼 바쁘니 물컵 설거지만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분식 노점 같은 열악한 업소처럼 현실적으로 다회용 컵 사용에 큰 애로가 있는 곳이 있겠습니다. 뒤에 말한 노점 같은 곳이라면 업소 면적 등을 근거로 계도 기간 연장 등을 통해 향후 점진적인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켜 갈 수 있을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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