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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또 불거진 카카오와 택시업계 갈등… 그런데 승객은 어디에?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우리나라 택시업계만큼 폐쇄성이 강한 시장이 또 있을까.

매번 '혁신'이라 불리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택시 업계는 크게 반발했고, 그때마다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우버와 타다는 이미 택시 업계에 진출을 하려다 실패했다. 그 사이 택시 업계를 장악한 카카오는 이제 기사들의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정부가 카카오 택시를 작심하고 정조준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까지 떠안고 있는 카카오는 기존과 다르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이다. 결국 수수료를 인하하고 콜 플랫폼을 모든 업체에 개방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카카오와 택시 업계의 오랜 갈등에 결국 정부가 적극 개입했고, 결국 택시 기사들의 요구가 거의 대부분 받아들여진 모양새이다.

그런데 이 즈음에서 드는 의문 하나. 그런데 승객은? 어차피 택시 이용객은 평범한 승객들인데, 우버 논란 때에도, 타다 퇴출 때에도, 결국 이 택시를 이용하는 일반 승객들은 논의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카카오의 백기 투항이 승객에게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지, 철저하게 승객의 입장에서 양쪽 모두를 취재했다.

수수료 3%로 인하


카카오 택시
수수료 내는데도 유료 가맹하는 이유..매출

카카오 블루는 카카오의 유료 가맹 회원 서비스이다. 택시 기사가 카카오 블루에 가입을 하면 지붕의 등을 직사각형 노란색의 카카오T 등으로 바꾸고, 양 쪽 문에 카카오 캐릭터 래핑을 씌운다. 그리고 유료 서비스이다 보니 전체 매출의 20%를 카카오에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 수수료를 놓고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얘기는 몇 년째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카카오콜이 아닌 길에서 택시를 잡아 탄 승객에게 나온 매출까지도 이 수수료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갑질' 논란에도 기사들이 카카오 블루 유료 가맹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매출이 늘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들은 유료 가맹 회원이 비가맹 기사들에 비해 카카오 콜을 받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말한다. 이른바 '콜 몰아주기' 논란이다. 콜이 늘어나니 매출이 늘 수밖에 없다. 취재하면서 만난 일부 기사들은 카카오 블루 유료 가맹 택시가 비가맹 택시 대비 2배에서 3배까지 매출이 더 많다고도 얘기했다.

그런데다, 카카오가 떼 가는 수수료를 따져보면 사실 20%를 다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는 가맹 택시들의 운행 데이터를 받아보는 비용과 광고 비용 등으로 다시 블루 가맹 기사들에게 전체 매출의 16%~17% 정도를 돌려준다. 따라서 유료 가맹 기사가 실제로 카카오에 내는 금액은 매출의 3%~4% 정도이다. 매출이 늘어나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 수수료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카카오 유료 가맹 기사들의 얘기이다.

승객에겐 '연말 택시 부족'으로 다가오는 카카오의 요상한 수수료 체계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수수료의 크기가 아닌, 수수료를 받아가는 방법이다. 택시 기사는 수수료로 20%를 내고 추후 17%를 돌려받아 3%의 지출이 일어났지만, 이게 국세청의 계산기에는 다르게 잡힌다. 세금을 부과할 때에는 오직 수익으로만 계산을 하다 보니 운행으로 번 매출 100%+카카오로부터 받은 17%, 도합 117%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되는 것이다. 실제로는 3%를 카카오에 지불하고 97%의 수익을 냈는데, 내가 만져본 적도 없는 돈까지 포함한 117%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세금이 부과되니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이른바 '뻥매출' 20%만큼의 손해가 나는 것이다. 굉장히 부당하게 들리지만 일견 '승객이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상관이 있다. 특히 요즘 같은 연말에는 말이다.

택시 수요가 몰리는 시기인 연말, 유독 택시 잡기가 더 힘들다. 수요가 몰리는 이유도 있지만 실제 운행하는 택시수가 줄어드는 게 바로 이 연말이다. 그 이유는 앞서 설명한 대로 세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개인택시 기사는 부가가치세를 내는 과세 사업자로 분류가 되는데, 이때 부가가치세 세액은 연매출 8천만 원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1년 매출이 8천만 원 미만이냐 이상이냐에 따라 실제 납수 세금의 평균 차이가 3배 정도 나는 것(환급금 등 모두 포함해 계산한 경우)으로 조사가 됐다. 11월까지 7천9백만 원 매출을 올린 기사가 연말 손님 많은 시기 열심히 운행을 해 매출을 8천만 원을 찍는 순간 내야 하는 세금이 3배 뛰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11월말 즈음부터 자체적으로 한 해의 운행을 중단하는 기사들이 많은 실정이다. 수요는 몰리는데 이런 이유로 운행을 쉬는 기사가 늘어나니 택시 잡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카카오의 이상한 수수료 정책으로 카카오 블루 가맹 택시의 경우 만져 본 적도 없는 매출이 무려 17%나 잡히게 되다 보니 운행 중단 시기가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콜을 더 많이 받는 카카오 블루 택시가 연말에 더 빨리 쉬게 되니 택시 부족 현상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라는 것이 기사들의 설명이다.

결국 수수료 3%로.. 카카오의 백기투항이 승객에게 미칠 영향은?

이번에 카카오는 결국 수수료 관련해서는 백기 투항을 하는 모양새이다. 기존의 요금제를 뜯어고치려면 시간이 걸리니, 아예 처음부터 3% 수수료만 받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일부 카카오 비가맹 기사들은 취재과정에서 기자에게 3%도 비싸다는 얘기를 했다. 적정 수수료가 얼마냐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0%라고 답한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카오도 기업인 이상 수수료를 아예 받지 않으면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사실상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게 3%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택시 기사에게는 의미 있는 결정이지만 향후 승객이 직접 느낄 서비스를 생각하면 이런 식의 강제 수수료 낮추기가 과연 적절했는가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우버의 경우 수수료가 20%~25% 수준이고, 동남아의 그랩 등 다른 나라의 택시 플랫폼 수수료가 대부분 20% 언저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카카오가 나중에 돌려주기는 하지만 처음 떼 가는 20%가 상식 밖의 수수료는 아니라는 것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있기 때문에 결국 수수료가 낮아진다는 건 카카오 입장에서는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고, 결국 이는 서비스 질 저하로 돌아올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예사이다. 그리고 그 서비스 질 저하라는 것은 결국 택시 잡기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콜 몰아주기'vs'골라태우기 방지책'


심야 택시 대란 요금 인상
카카오가 수수료 인하 다음으로 약속한 것이 카카오 콜 개방이다. 카카오가 아닌 우티 등 다른 경쟁 플랫폼 업체에 가입한 기사들도 카카오 콜을 조건 없이 받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일반 택시 기사들이 카카오 앱을 다운받아 콜을 받는 것은 아무런 제약이 없지만, 우티 등 다른 모빌리티 업체의 래핑을 한 가맹 택시가 카카오콜로 손님을 받는 건 카카오가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기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콜 몰아주기'와도 연결이 된다. 수수료를 내는 유료 가맹 택시에게 더 좋은 콜을 더 많이 뿌린다는 게 비가맹 택시 기사들의 불만이다. 일각에서는 수수료를 내는 만큼 그런 서비스를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카카오 비가맹 택시 기사들은 전체 시장의 9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독점 업체가 이런 식으로 하는 거 자체가 불공정 행위라고 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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