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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이대로 선거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여론조사로 드러난 미국 표심

미국 대선이 이제 딱 1년 남았다. 바이든 대 트럼프의 재대결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뉴욕타임스, CNN, CBS 등 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여론조사를 돌려봤다. 과연 2024 미국 대선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영향을 받을 중요한 문제다.

결과는 공통적이다. 트럼프가 바이든에 유의미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거다. NYT, CBS, CNN의 조사를 들여다보면 의미심장한 부분들이 많다. 우선,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개탄이 갈수록 늘고 있다. 아래 그래프는 CBS조사인데, CNN조사에서도 '미국이 잘못 가고 있다'는 답변이 72%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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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의 방향타를 쥔 사람은 현직대통령인 바이든이다. 선거에서 바이든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미국 유권자들 역시 '경제'에 제일 민감하다. 임신중지권, 동성애자 또는 성전환자 인권, 흑인 탄압 문제 등이 올해 미국을 시끄럽게 했지만, 내년 대선은 그런 문제들이 아니라 경제 이슈로 결판날 것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런데, 많은 유권자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나빠졌다고 느낀다. 바이든보다는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되었을 때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이 큰 격차로 많이 나왔다.

미국을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하여 평화를 지킬 적임자가 누구냐는 질문에서도 트럼프가 큰 격차로 앞섰다. 이는 현재 전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뿐 아니라 한반도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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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은, 바이든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부류의 응답이 여러 조사에 걸쳐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을 찍겠다는 응답보다 바이든이 싫어서 트럼프를 찍겠다는 반응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현직 대통령인 바이든 외에 다른 후보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미국 민주당으로선 곤혹스러울 부분이다.

지난번 2020 대선에서 바이든은 흑인, 히스패닉 (중남미계), 2030 젊은 세대와 여성들의 집중적인 표를 받아 트럼프를 꺾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이들 그룹에서 바이든 지지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트럼프 지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두드러진다.

미국 주요 언론들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포인트별로 짚어보자.
 

NYT 경합주 조사 "이대로 선거하면 트럼프가 백악관 입성"

뉴욕타임스는 시에나대학과 함께 지난 10월 22일~11월 3일 기간에 6개 경합주에서 조사를 실시했다. (3,662명의 등록유권자가 응답, 신뢰구간 ±4.4%P) 전국단위가 아니라 6개 주만 조사한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 대선은 우리나라와 달리, 개별 투표를 각 후보자가 몇 표 확보했느냐(popular vote)로 승패가 갈리는 게 아니다. 각 주별로 인구에 따라 다른 규모의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이 배정돼 있고, 이 선거인단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간접 선거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선거에선 어느 주 선거인단을 어느 당 후보가 가져가는지 대략 정해져 있다. 동서부 가장자리와 주요 대도시는 민주당, 중남부는 공화당이 먹는다. 잘 바뀌지 않는다. 우리나라 선거하면 호남과 경북에서 늘 이기는 당이 이기는 것과 비슷하다. 대표적인 게 캘리포니아주다. 캘리포니아주 선거인단 55명은 민주당이 가져가는 건 거의 매번 기정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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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실제 결과를 좌우하는 몇 개 주만 심층조사하면 웬만큼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접근법이다.

뉴욕타임스가 여론조사를 돌린 6개 경합주는 서부의 네바다와 애리조나, 중부 공업지대인 미시간과 위스콘신, 남부의 조지아, 그리고 동부의 산업지대인 펜실베이니아다. 2016년에는 이들 주에서 강세를 보인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었다. 2020년에는 바이든이 이들 주를 차지하면서 트럼프를 꺾었다.

이들 경합주는 이른바 '러스트(rust) 벨트'라고 불리는 산업지역, 그리고 중남미계 인구가 급증하면서 인구 구성이 다양해지는 '선(sun) 벨트' 지역이다. 그렇다면 대선 1년을 남긴 이 시점에, 이들 경합주의 여론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스프 뉴스쉽트럼프 48% vs 바이든 44%로 트럼프가 우세였다. 주별로 보면, 5개 주에서 트럼프가 우세(붉은색)였고, 바이든이 우세를 보인 곳(푸른색)은 위스콘신 1개뿐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사결과가 내년 11월에 실제 투표에서 현실화된다면 트럼프는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훌쩍 넘겨 300명 이상을 확보함으로써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CBS "바이든 48% vs 트럼프 51%... 트럼프 지지자들이 투표 의지 더 강해"

CBS는 유고브(Yougov)와 함께 10.30~11.3 기간 중 미국전역의 성인 유권자 2,636명의 표본을 상대로 여론을 조사했다.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찍겠다는 응답자 48%, 트럼프를 찍겠다는 응답자는 51%로 나왔다. (오차한계 ±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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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총평에 따르면, 바이든을 찍겠다는 민주당원들은 꼭 투표하겠다고 말하는 비율이 공화당의 트럼프 지지자들보다 낮았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재대결에 대해 불안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희망에 차 있고, 재대결에서 꼭 이기겠다는 동기부여가 돼 있었다.

 

CNN "바이든 45 vs 트럼프 49... 바이든 긍정평가 역대급으로 낮아"

CNN은 SSRS와 함께 10월 27일~11월 2일 기간에 미국 전역을 표본조사했다. 1,271명의 등록유권자가 응답했다.(오차한계 ±3.3P) 만일 오늘 바이든 대 트럼프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누구를 찍겠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49대 45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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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조사를 보면, 바이든의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과거 대통령들의 재선 1년 전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긍정평가 39%, 부정평가 61%로 나왔다. 이는 트럼프가 임기를 1년 남겼던 시점인 2019년 10월 말보다 낮다(당시 41%). 대선 1년을 남기고 지금의 바이든보다 낮았던 대통령은 카터(32%) 정도뿐이다. 카터는 재선에 실패했다.

바이든의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강한 부정 응답은 42%인 반면, 강한 긍정 평가는 14%에 불과했다. 바이든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의 79%는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고, 12%만 바이든을 찍겠다고 했다.

투표로 '바꿔보겠다'는 공화당 지지자의 의지가, 투표로 '지키겠다'는 민주당의 의지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또는 공화당으로 기운 유권자의 71%가 내년 대선에서 투표하겠다는 매우 강한 동기를 보였다. 이 비율은 민주당원 또는 민주당으로 기운 유권자에게서는 61%였다. 공화당원 가운데 바이든의 직무수행을 강하게 부정평가한다는 응답은 82%인 반면, 민주당원 가운데 바이든의 직무수행을 강하게 긍정평가한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누가 더 비호감인가: "바이든 이미지가 더 나빠"

바이든과 트럼프는 미국이 직면한 문제의 일부일까, 해법의 일부일까. CNN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이 문제의 일부라는 대답은 61%로 나왔다. 트럼프가 미국이 당면한 문제의 일부라는 답변 57%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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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트럼프 둘 다 미국이 당면한 '문제'라고 답한 유권자(19%)들에게, 그래도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었을 때 46%는 트럼프, 34%는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다른 후보 찍겠다'는 17%)

바이든과 트럼프 둘 다 호감도는 막상막하로 낮았다. 바이든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6% (비호감 59%), 트럼프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8% (비호감 56%)였다.

트럼프의 인성 문제는 2020 대선에서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마저 돌아서게 만들며 반 트럼프 투표연합의 형성에 도움이 된 요소였다. 바이든은 2024 대선에선 그런 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늙고 기력은 떨어지면서 짜증 잘 내는 이미지가 생긴 것이다. 뉴욕타임스 조사에서, 바이든의 기질이나 성미가 대통령으로서 적합하다는 응답은 46%로 나왔다. 트럼프는 43%였다. 바이든이 별로 우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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