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조화 가득' 리커창 추모 열기…관영매체에서는 잠잠, 왜

<앵커>

중국에서 이틀 전 심장마비로 숨진 리커창 전 총리를 추모하는 열기가 높습니다. 만년 2인자였던 그의 쓴소리 발언, 또 친서민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정작 관영매체나 포털은 조용합니다.

이 소식은 베이징에서 정영태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향년 68세로 숨진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유년기를 보낸 허페이시 홍싱루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어린 시절 집으로 이어지는 골목마다 조화로 가득 찼습니다.

추모 발길이 이어지면서 허페이시의 조화가 모두 동났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당 서기와 성장이었던 허난성 성도 정저우에는 대형 영정 사진까지 등장했습니다.

[정저우 시민 : 인민의 총리는 인민을 사랑한다. 리커창 총리 안녕히 가세요.]

공식 분향소도 없지만 추모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그의 과거 행적도 새삼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빈곤이 해소됐다는 시진핑 주석의 주장을 반박하는 듯한 소신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고,

[리커창/전 중국 총리 (지난 2020년) : (중국인 6억 명은) 월수입이 1천 위안(약 18만 원)밖에 안 돼 중소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힘듭니다.]

올 3월 퇴임 직전 내놓은 발언은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리커창/전 중국 총리 (지난 3월) :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라고 하는데, 과연 하늘에 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 주석에 밀려 만년 2인자, 총리로, 지난 10년간 민생과 경제를 챙긴 그의 행보는 시황제로 불린 시 주석의 권위적 모습과는 묘하게 대비됐습니다.

[시아판/베이징 시민 : 그는 정말 우리 세대의 성장과 동행했다는 그런 마음입니다.]

중국인들의 뜨거운 애정, 향수와는 대조적으로 관영매체는 부고 소식만 짧게 전할 뿐 그의 생전 활동이나 업적은 별도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포털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사라지는 등 애도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추모 열기가 자칫 현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지 않을까 당국이 경계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박기덕, 영상출처 : 웨이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