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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갤레기' '아재폰'…최대 브랜드 위기 맞은 삼성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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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폰과 포켓몬 빵 사이의 차이점은?

어린 시절 쌓인 브랜드 경험이 성인이 된 후 정 반대의 방향으로 발현됐다는 점이 이 둘의 차이다. 포켓몬빵 열풍이 한때 화제였다. 당시 포켓몬빵을 가장 많이 소비하며 트렌드로 만든 세대가 20대다. 20대들 사이에서는 포켓몬빵을 살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경제력의 지표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고 한다. 빵에 스티커 하나 들어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그것은 바로 이 20대가 포켓몬을 보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린 시절 게임으로, 만화로 접하며 좋은 추억으로 남은 포켓몬 캐릭터들을 대단할 거 없는 빵과 스티커로 만나보는 재미를 하나의 문화로 향유했다는 것이다.

이 20대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른바 '키즈폰'을 사용하던 세대이다. 보통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8세에서 14세 즈음부터 쌓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딱 브랜드에 대한 인지를 하기 시작할 즈음에 키즈폰을 사용하게 되는 건데, 포켓몬과는 정 반대로 오히려 어린 시절 쓰는 이 키즈폰이 삼성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해친다는 주장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키즈폰'은 아이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는 데 중점을 둔 저가형 스마트폰이다 보니 용량도 적고 카메라 화질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게임도 마음대로 깔 수 없고, 속도까지 느린 이 전화기를 쓰며 삼성 스마트폰은 좋지 않은 폰이란 인식이 저절로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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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의 이수진 연구위원은 키즈폰은 애당초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온 제품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들을 통제해야 하는 30대 엄마들을 상대로 디자인된 제품이란 거다. 이러니 아이들 입장에서 이 전화기는 내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통제하는 거추장스러운 장치일 뿐이다. 따라서 포켓몬처럼 유아시절 좋은 브랜드 경험을 하게 해 주려면 아이들 사이 유행하는 트렌드와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기능 등을 구현시킨 제품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제품이 게임이나 만화 캐릭터가 아닌 휴대폰이라는 데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나온 휴대폰을 사 줄 부모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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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갤럭시가 브랜드 위기를 맞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갤럭시 비하'와 관련된 기사가 뜨곤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18세~29세 젊은 층은 아이폰을 사용하는 비율이 65%를 돌파했다. 지난해 이 연령대에서 아이폰 사용자가 52%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사이에 13%나 되는 젊은 층 소비자가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이동한 것이다. 휴대폰 시장에서 전례 없는 인구 이동이다.

이러다 보니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는 갤럭시를 아저씨들이나 쓰는 전화기라고 '아재폰'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심지어 갤럭시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갤레기'라는 비하 용어를 만들어내 유행어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갤럭시 쓰는 남자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영상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삭제되는 사태도 있었다.

가히 갤럭시 브랜드의 최대 위기라 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벌어진 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꼽히지만,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경험이 자라서도 바뀌지 않는다는 이론은 솔깃하다. 실제로 삼성 측을 취재해 본 결과, 삼성도 이런 주장을 인지하고 현재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한다. 지금 키즈폰을 쓰고 있는 알파 세대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서도 아예 따로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어린 시절의 경험이라는 이론으로 '갤럭시=아재폰'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된 현상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인 삼성은 이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가 궁금했다. 삼성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고 한다. 한때 페이스북을 많이 이용하던 젊은 층은 어느 시점부터 대거 인스타그램으로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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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이를 두고 젊은 층이 부모 세대와의 단절을 위해 이동을 한 것이라고 결론 냈다고 한다. 어느 날부터 갑자기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부장님 등이 페이스북에 가입해 친구를 맺기 시작했고, 결국 이를 피해 놀이터를 옮겼다는 거다. 페이스북으로부터 이 얘기를 들은 삼성은 자신들 역시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휴대폰 점유율을 보면 30대부터 갤럭시 사용자가 더 많고 40대부터는 압도적이다. 10대~20대 사용자들이 이들을 피해 아이폰으로 대거 이동을 해 갤럭시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아이메시지나 에어드롭 같은 기능을 하나의 문화로 즐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 사정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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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특파원 생활을 3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이질감 중 하나는 핸드폰 트렌드이다. 특히 갤럭시 폴드와 플립의 신제품이 발표될 때 더 크게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매년 이 시기가 되면 한국의 IT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갤럭시 폴더와 플립에 관련한 영상이 셀 수도 없이 많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소비자 반응도 무척 좋아서 특히 플립 같은 경우는 감성면에서조차 아이폰을 뛰어넘는다는 평도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기자도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작 미국에서는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폴드든 플립이든 접히는 핸드폰이라는 신기술 자체에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였고, 실제로 3년간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플립이나 폴더폰을 쓰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바 형태의 다른 갤럭시 핸드폰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특히 뉴욕 같은 대도시는 아이폰이 점령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노년층부터 10대까지 아이폰을 썼는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갤럭시 스마트폰을 찾아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다 보니 미국에서는 갤럭시, 더 나아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전화기를 쓰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아이폰의 경우, 같은 아이폰끼리 문자를 주고받으면 대화창 색깔이 파란색으로 표시가 된다. 그리고 아이폰에만 있는 이모티콘이나 스티커 기능 등을 활용해 재미난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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