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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가자지구 시가전을 미국도 우려하는 이유

스프 말랑한 세계
현지시각 지난 25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TV 연설에 나섰습니다. 지상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군 투입 시점을 전시 내각의 만장일치 합의로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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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ㅣ 이스라엘 총리

우리는 하마스에 지옥의 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미 수천 명의 테러리스트를 죽였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비슷한 시각,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지상전 본격 착수에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지상전 연기를 요구한 적은 없지만,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게 네타냐후 총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면서, 최대한 많은 민간인들을 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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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ㅣ 미 대통령

(하마스가 민간인 뒤에 숨어 있다고 해서) 이스라엘이 전쟁법을 준수해 작전을 수행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해야 합니다.

오스틴 미 국방 장관은 지난 2016년 이라크 전쟁 당시 중부사령부 사령관으로서 모술 시가전에 깊이 관여한 인물인데요. 그도 이스라엘의 갈란트 국방 장관에게 이렇게 이야기한 사실이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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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된 지역 아래 복잡한 터널이 있는 가자지구를 이스라엘군이 어떻게 지상 침공할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2016년 모술에서 시가전을 했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오스틴 미 국방장관뿐 아니라 이스라엘 현지에 가서 자문을 해주고 있는 미군 장교들까지 과거 미군이 치렀던 시가전들의 어려움을 사례로 들면서, 이스라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체 가자지구를 누비는 시가전이 얼마나 어려운 작전이길래, 군사력 1위 미국마저도 이렇게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일까요.
 

미국, 이스라엘에 "시가전 신중해야" 조언 이유

앞서 오스틴 장관의 말대로, 실제 미국은 이라크의 도시 모술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 ISIS를 대상으로 탈환 작전을 벌였을 당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ISIS를 퇴출해 도시를 되찾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간인들의 막대한 희생을 낳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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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남식 ㅣ 국립외교원 교수

(민간인을) 어떻게 식별하면서 싸우는지에 대해서는 미군조차도 너무 지난한 싸움이라는 걸 잘 아는 거죠. 자기들이 모술에서도 싸워봤고, 코바니에서도 그렇게 싸워봤고, 팔루자 전투도 시가전을 다 해봤는데, 그게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시작됐을 때 처음에는 해방군이었지만 나중에 점령군 같은 이미지를 줬던 게 시가전의 어려움 때문이었거든요. 민간인 피해가 너무 많아서...

270일 넘게 이어진 모술 작전이 낳은 민간인 희생자 수, AP통신이 공동묘지 기록 등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려 9000명에서 1만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그 전쟁에서 배운 교훈 중에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적용되는 교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상전은 어렵다. 정말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이번 전쟁은 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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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미국은 이라크의 모술 외에 다른 곳의 전투에서도 시가전의 어려움을 숱하게 겪어왔습니다.

가자지구 시가전이 만만치 않은 이유

통상적으로 전선은 앞에 있는 적과 대치하며 만들어지지만, 가자지구 시가전의 전선은 전후좌우 360도로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습 잔해로 뒤엉킨 높은 건물과 비좁은 골목 사이의 복잡한 지형과 많은 구조물 탓에, 전략적 계획을 세우기도, 또 병력과 물자를 신속히 옮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하마스가 이번 기습 공격을 오랜 기간 준비하면서, 시가전에도 상대적으로 더 철저한 대비가 돼 있을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성일광 ㅣ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연구위원

당연히 하마스 대원들이 매복을 하고 있을 것이고, 부비트랩, 그다음에 지뢰, 그다음에 사제 폭탄 다양한 것들로 이스라엘 군인들을 살상하기 위해서 설치를 해놨겠죠.

실제로 이스라엘의 한 전직 군인은 과거 가자지구 시가전에 투입됐을 당시가 가장 끔찍했던 복무 기억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밀집된 도시에서는 대규모의 강력한 군대의 이점이 무의미했으며, 현장에서 맞닥뜨린 민간인들의 희생이 자신을 더 괴롭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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