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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20년 만에 최악"…단감 · 사과 '탄저병' 비상

경남 진주의 한 단감 밭.

출하를 앞두고 고운 색으로 익어가야 할 감에 까만 점이 생겼습니다.

바닥은 벌써 떨어져 썩은 감으로 가득합니다.

작은 반점으로 시작해 과일이 전체가 썩어들어 가는 곰팡이병인 '탄저병'에 걸린 겁니다.

이 농장 1,900그루 단감나무에 탄저병이 번졌고, 퍼지는 속도도 빨라 농민들이 손을 쓸 새도 없습니다.

22년간 감 농사를 지은 김영구 씨는 이런 재해는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김영구 / 감 재배 농민 : 어떻게 미화시켜서 말할 방법이 없어요. 말 그대로 망한 거예요. 들일 돈은 다 들이고 미세하게 점찍혔던 게 오후 되면 (반점으로) 나타나고 내일 되면 나타나고. 미칠 지경입니다.]

이 마을 300여 개 단감 농가는 물론 창원과 김해, 사천 등 경남 지역 단감 주산지마다 탄저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본격 수확기를 앞둔 사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나무에 매달린 사과마다 갈색 반점이 가득하고, 상당수는 벌써 떨어져 멀쩡한 사과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마을에서 재배하는 사과나무의 60% 이상이 탄저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희윤 / 사과 재배 농민 : 1년 동안 계속 농가 지은 거, 소위 말하면 건질 게 없습니다. 건질 게 없고. 수확하면 제대로 된 게 한 20% 될까 하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에 따른 탄저병은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서 피해 보상도 막막한 상황.

올여름 긴 장마와 폭염에 고온 다습한 환경이 계속되면서 탄저병이 크게 확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남도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10월 초까지 현장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 취재 : 홍승연, 영상취재 : 정경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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