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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가짜뉴스 진원지" 방송과 싸우는 전직 대통령

[뉴스쉽] '정치권 치어리더' 자처했다 흔들리는 언론

✏️ 뉴스쉽 네 줄 요약

· 미국 케이블 뉴스는 트럼프에 대응하면서 더욱 정파적인 모습을 보이며 양극단으로 나아갔습니다.
· 트럼프와 싸우던 CNN은 7년 만에 트럼프 토론회를 기획했다가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 폭스뉴스는 트럼프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편승했다가 1조 원을 배상하게 됐습니다. 해고된 간판 앵커는 폭스뉴스 밖에서 트럼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정부가 언론에 개입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둘 때, 언론은 경쟁적으로 진실을 세상에 알립니다.

스프 뉴스쉽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던 대통령이 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한 방송사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질문하는 기자에게는 윽박지르고 '끔찍한 인간'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이야기다. 트럼프는 대통령일 당시 CNN은 가짜뉴스라며 "CNN의 질문은 안 받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가짜뉴스' 레토릭은 스스로에 대한 비판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가 가득하다. 그는 본인의 성폭력에 대해서 부인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가 하면,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겼다. 정권을 잃자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무력으로 점거하는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었다. 기존 소셜미디어가 자신을 포함한 다양한 발언을 검열한다며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라는 소셜미디어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자신에 반대되는 의견은 '가짜'로 몰고, 자신과 지지하는 이들의 발언은 '진실(Truth)'이라는 방식은 파시즘과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이 저지른 여러 혐의로 기소를 당하면서 머그샷을 찍었는데 오히려 탄압받는다는 이미지를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민주주의에 전례 없는 일들을 가져왔다. 미국 언론, 특히 방송들은 이런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트럼프가 차기 대선의 유력한 후보가 되면서 이 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치적 양극화 심해진 케이블 뉴스

미국은 지상파 방송사인 CBS, ABC, NBC 외에 케이블 뉴스 채널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폭스뉴스와 CNN, MSNBC다. 케이블 뉴스 채널이 등장한 초기인 1990년대까지는 세 방송사의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세 방송사가 정파적 미디어로 변모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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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을 거치며 케이블 뉴스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특히 폭스뉴스가 그랬다. 폭스뉴스를 본 시청자는 이라크와 알카에다가 연계되어 있고,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됐다고 믿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다. 또 국제적인 여론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폭스뉴스 시청자에게 나타났다. 이라크전을 거치며 2010년대까지 폭스뉴스는 점차 더 보수화된 정치 성향을 내비쳤고, MSNBC는 진보 성향, CNN은 중도 진보적 성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사들은 트럼프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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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대선과 트럼프 당선을 거치며 폭스뉴스는 확실한 트럼프의 옹호자로, CNN은 트럼프의 비판자로 스탠스를 설정했다. 그 후의 상황은 앞서 언급했듯 CNN은 트럼프에게 가짜뉴스로 몰리는 수모를 당했지만, 정권의 비판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시청률과 신뢰도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2016년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가 나오자 2,400만 명이 폭스뉴스를 봤고 2,100만 명이 CNN을 봤다.
 

포스트 트럼프 시대 CNN의 위기

문제는 트럼프의 재임기간이 끝난 이후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며 케이블 뉴스는 시청률의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트럼프가 연임에 실패하며 민주당 바이든이 당선됐고, 코로나19도 잦아든 2021년부터 시청률은 급락했다. 케이블방송은 운명을 트럼프와 같이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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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악재가 겹쳤다. 10년간 CNN을 이끌던 CEO 제프 저커는 부사장과의 불륜으로 사임했다. 스타 앵커 크리스 쿠오모도 윤리 기준을 위반했고 성추행 의혹이 일면서 물러났다. 2022년 새로 부임한 CEO는 PD 출신인 크리스 릭트였다. 그에게는 트럼프와 코로나 시대 이후 낮아진 시청률을 되살려야 하는 임무가 부여됐다.

크리스 릭트의 일성은 CNN을 다시 신뢰받는 저널리즘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었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CNN 공격에 맞서 강대강으로 들이받았던 때와 달리 비판하되 절제된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가 언론인들의 분노를 유도해 방송이 '분노 포르노'가 되게끔 자극했는데 여기에 휘말려 들어가면서 CNN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는 게 릭트의 입장이었다.

크리스 릭트는 신뢰와 저널리즘을 말했지만 결국 좌편향됐던 CNN을 다시 중도로 돌리자는 것이었다. 트럼프를 미치광이로 치부하는 전략이 아니라 말과 행동에 따라 단계적으로 비판하는 방식을 추구했다. 릭트의 CNN은 마음을 돌린 공화당 지지자를 시청층으로 되찾으려고 했다.

이런 기조 하에 크리스 릭트의 CNN은 2023년 5월 '트럼프 타운홀 미팅'을 기획했다. CNN과는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는 트럼프를 출연하도록 설득해야만 했다. 트럼프와 CNN의 앵커 케이틀란 콜린스가 1:1로 토론을 진행하되 청중은 공화당 지지자로 가득 채우도록 했다. 결국 트럼프는 7년 만에 CNN 방송에 출연했다. 타운홀 미팅 방송에서 트럼프는 부정선거로 대선에서 졌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재판 중인 자신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피해자를 비하하기도 했다. 또 밀입국자를 강제추방하는 정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부적절한 발언은 CNN을 통해 중계됐다.

트럼프는 진행자인 케이틀란 콜린스를 '불쾌한 사람'이라고 몰아세웠다. 콜린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있을 때 백악관 출입기자였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그녀가 불편한 질문을 하자 트럼프는 '앞 좌석에 앉지 말고 뒷자리 기자와 좌석을 바꾸라'라고 하기도 했다. 케이틀란 콜린스는 트럼프 시기 백악관 출입을 거친 뒤 CNN의 간판 앵커가 됐다. CNN을 대표하는 콜린스는 이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에게 처참하게 몰아세워졌다. 트럼프가 콜린스를 공격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시끄러운 야유를 보냈다. 콜린스는 진행자이자 토론자로서 역할을 모두 해야 했고, 300 대 1로 싸워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CNN 타운홀 미팅에 출연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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