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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백악관 상황실' 어떤 모습?…영화보다 영화 같은

백악관 상황실

전쟁이나 재난, 심지어 외계인 침공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미국 대통령과 참모들이 모여 작전 회의를 하는 백악관 상황실입니다. 긴박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군사 위성부터 전투기, 항공모함, 핵 미사일까지 온갖 전략 자산을 즉시 동원할 수 있는 걸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실제 백악관 상황실 모습도 종종 외신 화면에 등장하고는 하는데 워낙 엄격한 보안 시설이다 보니 제한된 부분만 공개돼 얼핏 봐선 일반 회의실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백악관 상황실 모습은 어떨까요?
 

17년 만에 새 단장…650억 원 투입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백악관 상황실 모습 중 하나는 지난 2011년 5월, 9.11 테러의 주동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들이 회의실에 모여 있는 사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작전 진행 상황을 지켜보는 장면이 생생히 담겼는데, 말 그대로 '영화보다 영화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 사진을 보면서 든 의문이 하나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좁지?'였습니다.

백악관 상황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JFK room'으로 명명된 주 회의실 장비가 낙후됐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작전 화면은 국방부를 통해 실시간 전송됐는데 주 회의실에서는 이를 직접 받아 스크린에 띄울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지난 2006년 마지막 업그레이드 이후 그대로 유지돼 왔는데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간 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 정부 들어 대대적 보수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1년 동안, 무려 5천만 달러, 우리 돈 65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공사 기간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아이젠하워 건물에 있는 다른 보안시설을 사용해야 했습니다.

백악관 상황실은 <White House Situation Room>의 앞 글자를 따 흔히 W-H-S-R로 불립니다. 오벌 오피스 아래 있는 가장 비밀스럽고 보안이 강력한 시설로 전체 넓이는 510㎡가 넘습니다. 모두 5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에서 주 회의실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직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이름을 따 JFK 룸으로 불립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 때까지 백악관에는 기밀 정보를 검토하고 논의할 안전 장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으면서 필요성이 대두됐고 백악관 웨스트 윙 아래 보안 시설을 짓기로 결정됐습니다.

백악관 상황실

주 회의실 외 다른 2개 작은 회의실이 더 있는데 이곳 역시 주 회의실과 비슷한 설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번 공사 때,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지켜봤던 작은 회의실은 철거됐습니다. 다만 벽과 가구, 조명, 기타 장비는 폐기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 기념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국무장관이나 법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대통령과 만나기 전 업무를 볼 수 있는 작은 사무실 2개가 들어섰습니다.
 

모든 기밀을 한눈에…워치 플로어

백악관 상황실
백악관 상황실

상황실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 중 하나는 워치 플로어<Watch Floor>입니다. 거대한 평면 스크린 벽을 향해 책상들이 배치돼 있는데 각 스크린에는 CIA나 국방부 등의 기밀 자료나 영상들로 채워집니다. 해당 책상에는 17명이 앉아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게 되는데 위기 발생 시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이를 알리는 책임을 맡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한밤 중에 미사일을 쐈다면 누구를 깨워야 할까요? (북한 관련 뉴스를 많이 다루는 한국 언론사 특파원으로서 북한 도발 소식이 어느 정도급의 인사에게 먼저 보고되는지 궁금했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주로 국가안보보좌관, 그러니까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을 깨우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 상황실

소소한 얘기 거리로 하나… 상황실 모퉁이에는 보관함이 있는데 여기에는 누가 회의를 주재하는지 알 수 있도록 방에 붙여 놓는 직급별 '인장'<Seal>이 들어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하나는 대통령용, 다른 하나는 부통령용입니다. 그리고 그 외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사람이 회의를 주재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대통령실 인장이 여러 개 들어 있다고 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곧 회담할 거라고 합니다. 새롭게 문을 연 백악관 상황실이 더 바빠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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