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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대장동 진실' 조작 꾀했나…검찰 수사 전방위 확대

누가 '대장동 진실' 조작 꾀했나…검찰 수사 전방위 확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서 진실을 숨기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 위증 의혹에 이어 대선 시기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진상 규명 방해 시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대장동 사건이 지난 20대 대선판을 뒤흔든 첨예한 정치적 쟁점이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종착지가 어디로 향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신학림(64)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주거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신 씨가 2021년 9월15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2011년 윤석열 검사가 대출 브로커 조우형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덮어줬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그 대가로 1억 6천200만 원을 받았다고 의심합니다.

신 씨는 자신의 책 3권을 김 씨에게 팔면서 부가가치세를 더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같은 주제의 책이 이미 시중에서 1만 8천 원 정도에 팔리는 데다 책은 면세라는 점 등에 비춰 청탁 대가로 돈이 오간 것으로 봅니다.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된 신 씨 인터뷰는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이던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 대표 측은 당시 대장동 특혜 의혹 공세에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함으로써 민간 업자들에게 종잣돈을 마련하게 해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의혹의 몸통'이라는 주장으로 맞섰습니다.

선거전이 한창이던 지난해 2월 21일 민간 업자 남욱 씨의 검찰 진술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 측은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렸습니다.

남 씨는 2021년 11월 검찰 조사에서 "조우형이 2번째 대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믹스커피를 타 주고,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며 "해당 검사가 윤석열 중수2과장이라고 김만배로부터 들은 것 같다"고 진술했습니다.

보도 이후 이 대표는 TV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 줬나"고 쏘아붙였습니다.

이 와중에 뉴스타파를 통해 "(주임 검사가)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주더래", "통했지, 그냥 봐줬지" 등 김 씨의 발언이 보도된 것입니다.

앞서 보도된 남 씨의 검찰 진술이 김 씨의 '유도'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김 씨는 신 씨와 인터뷰 이후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 씨에게 전화해 "우형이 커피 타 준 게 윤석열이지"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남 씨가 검찰에서 그 말대로 진술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번복했다고 합니다.

의혹대로라면 김 씨가 신 씨와 인터뷰를 한 뒤 남 씨에게도 연락해 부합하는 진술을 유도하고, 이후 대선을 앞두고 언론 보도를 통해 의혹을 확산시킨 구도가 됩니다.

검찰이 이 사건을 사실상 '대선 개입'에 가깝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대장동 사건은 유독 수사 대상자들이 진실 은폐를 시도한다는 논란이 자주 제기됐습니다.

김 씨는 검찰 대질조사가 이뤄진 2021년 10월 21일 검찰청사 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남 씨에게 손가락 4개를 펴 보이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바 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한 수표 4억 원이 뇌물이 아니라고 진술해달라는 수신호를 보낸 것으로, 이는 김 씨가 구속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습니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받는 김용 전 부원장 재판은 위증 사건 수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을 지낸 이 모 씨가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자금 수수 시점에 대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기 위해 위증을 하고 거짓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는 것이 혐의의 요지입니다.

이 씨는 자신의 직접적인 혐의를 모두 자백한 결과 구속을 면했지만, 위증을 지시한 배후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김 씨의 허위 인터뷰나 이 씨의 거짓 증언 모두 대장동 사건을 둘러싸고 진실 규명을 가로막으려 한 '사법 방해 시도'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이에 김 씨의 허위 인터뷰 과정에 다른 정치권 인사와의 교감은 없었는지, 이 씨의 위증 과정에 개입한 민주당 당직자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한 것은 아닌지 등이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장동 의혹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 관계자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허위 인터뷰부터 재판 위증까지, 검찰이 수사하는 의혹이 진실로 드러날 경우 모두 '최종 수혜자'가 이 대표로 모인다는 점도 공교롭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으로 초점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검찰은 "여러 사법 방해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돈을 주고받은 시점과 명목 만들기 등 혐의 여부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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