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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고 가두고…'비밀 안정실'까지? 수상한 정신병원과 공모자들 [복면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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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제보자는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중독 전문 간호사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정신병원인 청량리 정신병원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는 베테랑 간호사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한 병원으로 이직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됐습니다.

첫 출근 날부터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머리를 쥐어박는 등 함부로 대했던 겁니다. 처음 느껴보는 병원의 이상한 분위기에 놀란 것도 잠시, 그녀를 더욱 충격에 빠뜨린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보통 입원 병동에서는 하루 2회 정도 의사들이 회진을 돕니다. 이 병원엔 유독 의사가 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았던 겁니다. 의사 대신 약을 처방하는 건 간호사들의 몫이었습니다. 입원도 의사의 진료 없이 이뤄졌습니다. 원장이었던 의사를 찾으면, 집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간호사들이 알아서 처방하라며 이게 이 병원의 룰이라고 강조했던 겁니다.

복면제보 비밀안정실
그뿐만 아니라, 폭력을 휘두르거나 자해를 하는 환자들을 격리시키는 ‘안정실’ 또한 이상하게 운영됐습니다. 꼴 보기 싫다며 안정실에 가두거나, 의사의 지시 없이 안정실에 가두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겁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병원엔 ‘비밀 안정실’이 존재했습니다. 원래 안정실엔 환자 인권을 위해 CCTV가 설치되고, 격리 상황이 구체적으로 차트에 담겨야 합니다. 이 비밀 안정실은 서류상으론 존재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누가, 언제 격리돼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기록이 남지 않았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해봤지만 오히려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다는 동료들. 원장이었던 의사와 행정 직원들, 간호사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 보였다고 합니다.

참다못해 해당 지역의 보건소와 경찰에 신고해 보고 호소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사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내부 고발자가 돼 직원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어느 날부터 안내 데스크 옆 쓰레기통 앞으로 자리도 바뀌었습니다. 평생 병동에서 일했던 제보자에게 병원은 환자들의 체온과 혈압을 재는 일밖에는 주지 않았습니다. 잘못됐던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가혹한 일들은 끊임없이 일어나게 됩니다. 환자의 인권은 무시한 채 온갖 불법적인 행태로 운영되던 정신병원. 

수상한 병원과 공모자들의 비밀을 스브스프리미엄 [복면제보]에서 낱낱이 공개합니다. 

( 기획 : 정명원·심영구 / PM·PD : DAVID / 구성 : 윤단비·정진실·배윤주 / 영상취재 : 이재영·김태훈 / 편집PD : 정용희 / 콘텐츠디자인 : 고결·방명환 / 인턴 : 김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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