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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사이렌 "어디로 가지?"…너무 멀고 좁은 대피소

<앵커>

민방위 훈련이 오늘(23일) 6년 만에 실시됐습니다. 재난 대비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너무 형식적이고, 불편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특히 대피소 상태가 어떤지 중점적으로 점검해봤습니다.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오후 2시,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려 퍼집니다.

신호등이 점멸등으로 바뀌자, 경찰이 차량 운행을 막고, 비상차로를 확보합니다.

길을 가던 시민은 지하철역으로 대피합니다.

같은 시각, 서울의 한 쇼핑몰.

직원 안내에 따라 수십 명이 서둘러 밖으로 이동합니다.

[박정환/서울 영등포구 : 재난 대비 상황에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될지 그런 동선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됐습니다.)]

반면 훈련이 너무 형식적이고, 실제 상황에선 도움 되지 않을 거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정채/상인 : 일회성 보여주기식 말고 하시려면 꾸준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비상시 대피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지, 대피소를 찾아가봤습니다.

서울 서교동에서 안전디딤돌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피소는 합정역 하나뿐입니다.

근처 길가에서 합정역 대피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시간을 재봤습니다.

대피소는 성인 평균 보행 속도로 5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곳에 배치돼야 하는데, 5분 안에 도착하기는 무리일뿐더러, 좁은 입구에 사람이 많이 몰릴 걸 고려하면 시간이 더 길어질 걸로 보입니다.

대피소 내 1인당 면적도 너무 좁습니다.

이런 대피공간에서 한 명에게 할당된 면적은 0.82㎡ 정도입니다.

바닥에 보시는 이 바닥 판 두 칸 정도의 넓이인데, 보시면 한 명이 앉으면 꽉 차고 이동통로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1.94㎡부터 3.3㎡ 정도 확보하는 외국 사례와 비교하면 턱없이 좁습니다.

대피소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찾기 어려운 곳도 있습니다.

민방위 대피소로 지정된 공용주차장 입구입니다.

보시면 안내 표지판이 없습니다.

어디 있나 찾아봤더니, 이렇게 주차장 입구에 하나가 붙어 있습니다.

이왕 국민이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면, 대피소 기준도 제대로 따져보고 위기 상황에서 누구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훈련에 내실을 더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임동국,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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