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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한국에 축복 빕니다"…70년의 인연, 까뉴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면 지금도 숨이 막혀옵니다.

[ 왁지라ㅣ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아들 : 우리가 도와준 여성이 있었는데 사망해서 진짜 지금 미안한 느낌 많이 있어요. ]

왁지라 씨는 에티오피아 출신, 기계부품 조립 일을 하면서 엑스트라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건,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 왁지라ㅣ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아들 : 이건 내 아빠 사진이에요.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

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 왁지라ㅣ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아들 : 진짜 한국을 완전 좋아하고 한국 노래를 부를 수도 있어요. ]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전투 병력을 파병한 주요 참전국가였습니다.

전투가 유난히 치열했던 강원 북부 산악지역 고지전에 배치돼 큰 희생을 치렀습니다.

전쟁 기간에만 3천여 명을 파병했는데, 5명 중 1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습니다.

[ 심호섭ㅣ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 : 그 말은 뭐냐면 정말 치열하게 싸운 거예요. 사상자 비율이 20% 정도 된다는 부분은. 또 하나는 포로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

'초전박살'이란 뜻의 까뉴부대, 하지만 참전용사와 가족의 삶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잦은 내전과 극심한 가뭄으로 에티오피아는 빈곤국가로 전락했습니다.

[ 데레제ㅣ에티오피아 참전용사 가족 : 아버지가 전사하는 바람에 삼촌이 길러주셨죠. 트럭과 오토바이 운전 등 닥치는 대로 일했어요. ]

[ 위끄르네시ㅣ에티오피아 참전용사 가족 : 삶은 감자 팔아서 하루 50비르(1,200원)정도 벌어요. 나무를 태워서 장사하고 있어요. ]

지난달 세상을 뜨기 전, SBS 취재진과 만난 멕코넨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했습니다.

[ 멕코넨 |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 한국인들에게 축복이 있길 바랍니다. ]

최근 민간을 중심으로 후원사업이 벌어지긴 하지만, 참전용사 가족들에 대한 지원은 더욱 절실합니다.

(취재 : 김희남 / VJ : 안민신 / 영상제공 : 국가기록원·국방부 육군본부·러시아 국립군사기록보존소,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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