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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실적 부진' 삼성전자, '책임' 인사 나오나

[취재파일] '실적 부진' 삼성전자, '책임' 인사 나오나
'물이 빠지고 나서야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이 남긴 말이다. 진정한 강자가 누군지 가릴 수 있는 적기는 위기가 닥쳤을 때라는 의미다.

오랜 기간 이어온 글로벌 반도체 불황. 자타공인 세계 1위 삼성전자에게도 분명 위기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은 예상했던 것보다 처참했다. 1분기 매출은 63조 7천5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천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일류'는 위기에서 빛난다고 했다. 삼성전자 역시 위기 타개를 위해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결하는 만큼, 마침내 회사 내부를 향해 '칼'을 뽑아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원포인트' 인사를 낼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내 사업지원TF가 TV와 스마트폰 사업부 등에 실적 개선 대응책을 주문한 가운데, 이번 인사는 이 같은 실적 개선 대응책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책임 묻기' 차원의 인사다. 털어야 할 것은 빨리 털어내고 가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주로 연말에 인사를 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7월 인사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전 부서가 대상이 된다. 다만 사업부에서 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연합뉴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부진한 업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을 빼고 얘기하더라도, 한 부회장의 경영 성과가  부진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한 부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LCDTV랩장과 개발팀장, 개발그룹장으로 TV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성장한 정통 삼성맨으로 꼽힌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액정표시장치(LCD) TV, 오늘날 프리미엄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등이 모두 한 부회장의 손을 거쳤다. 삼성전자의 TV 역사가 한 부회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부회장은 앞서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으며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이런 한 부회장에게 있어 자사의 실적부진 못지않게 뼈 아픈 부분은 경쟁사인 LG 전자가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점이다. LG전자는 H&A(가전) 부문에서 1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며 분기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특히 한 부회장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V 부분에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2천3억 원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삼성전자가 TV·가전 부문에서 기록한 1분기 영업이익 1천900억 원은 LG전자의 TV 부분 영업이익에도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가 TV·가전 부문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8천억 원) 대비 4분의 1 토막이 난 반면,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TV 사업부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131억 원 늘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연차에 상관없이 성과가 우수한 직원들을 발탁하고 승진을 확대하는 인사를 단행해 왔다. 지난 2021년에는 200명 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임원과 펠로우(Fellow), 마스터(Master) 등 총 214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는데, 당시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호실적으로 크게 개선된 영업 실적을 인사에 반영했다. 모처럼의 위기를 겪는 삼성전자가 사내 인적 쇄신을 도모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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