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노동자 추락한 갑문 관리 부실…인천항만공사 전 사장 징역형

노동자 추락한 갑문 관리 부실…인천항만공사 전 사장 징역형
▲ 최준욱 전 인천항만공사 사장

3년 전 인천항 갑문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 당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최준욱 전 인천항만공사(IPA) 사장이 오늘(7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인천지법은 오늘 선고 공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IPA에 벌금 1억 원을, 갑문 수리공사 하도급업체 대표 A 씨 등 2명에게 벌금 5천만 원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오 판사는 최 전 사장이 사고가 발생한 갑문 수리공사 시공을 총괄 관리하는 지위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최 전 사장 측은 "IPA는 사업주가 아닌 건설공사 발주자에 해당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IPA가 공사 시공을 총괄 관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봤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갑문 수리공사가 IPA의 핵심 사업 중 하나고, IPA의 인력과 자산 규모가 공사를 맡은 민간업체보다 월등히 우월하다는 점 등 때문입니다.

최 전 사장이 갑문 공사와 관련한 업무보고를 지속적으로 받았고 사고가 발생한 시점에 건설 현장 근로자 보호 조치에 대한 이행계획을 적시했다는 점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헌법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며 "도급을 주로 하는 공공기관은 사업주로서 책임을 엄격히 지워야 국민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사법 체계가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최 전 사장은 IPA의 안전보건 총괄 책임자로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안전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진 점을 인식했다"며 "이로 인해 11∼12세 아이의 아버지인 피해자가 숨지는 중차대한 결과를 낳았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최 전 사장과 IPA는 하도급업체에 갑문 정비공사를 외주화 한 뒤 책임을 모두 업체에 떠넘기고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이 같은 갑질과 위험의 외주화가 수많은 근로자를 죽게 하는 구조를 야기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최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최 전 사장은 지난 2020년 6월 3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갑문에서 수리공사가 진행될 당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당일 오전 8시 18분쯤 인천항 갑문 위에서 수리공사를 하던 B(사망 당시 46세) 씨가 18m 아래 바닥으로 추락했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습니다.

당시 갑문 수리공사는 IPA가 발주했고, A 씨가 대표를 맡은 민간업체가 수주해 공사를 했습니다.

검찰은 발주처인 IPA가 사실상 원도급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최 전 사장 등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